공생하는 농촌과 도시

농촌도시인ㆍ도시농부

by 라라 올리브

돌이켜 보니 어릴 적 할머니가 보내준 쌀가마니들 은 자식들을 생각한 피땀이었다

대농의 후손이었던 엄마 아빠는 5남매 식량걱정은 해 본 적도 없었으며 오히려 그 집과 땅을 계속 처분하며 도시의 삶을 영위하셨다

그 수혜는 고스란히 우리 남매들 교육으로 쓰여 조부모의 땅은 우리에게 심어졌다

방학 때 갔던 시골의 해 질 녘 지푸라기 타는 형언할 수 없는 냄새 만이 할머니 댁의 기억으로 각인되면서 농촌은 너무나 먼 곳으로 잊혀 버렸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남쪽 작은 해안가 마을에 남편과 와 있을 줄은 그 누구도 몰랐던 나의 미래였다

농촌에 온 도시인을 보는 지역민 들은 비싼 차를 타고 왔다가 지쳐서 가버릴 사람들로 취급했다

당장 소득이 나는 작물 들은 하지 않고 생뚱맞은 올리브를 심는다고 코웃음조차도 치기 아까워하셨다


도시에서 나는 지인들이 농부라고 일컫는다

그런 결정에 너무나 놀란 나머지 재미난 흥미 거리가 되기도 하는 거 같다

농장의 예쁜 꽃사진과 나무를 보여주면 한순간 부러워해 주기도 한다

여전히 도시에서 꽤 시간을 보내지만 지인들과 한 무리가 아닌 새로운 인류 같다는 생각을

서로가 하고 있는 듯하다


낯선 곳 은 나는 누구인가? 여긴 어디인가?라는 흔한 질문을 바로 떠올리게 했다

한적함 에서 오는 무언의 소외감과 멀리 있는 가족들이 이유 없이 서운해진다

그 와중에 조금 먼저 귀농한 사람에게 호되게 당하기까지 했고 변방을 떠도는 것이 큰 죄처럼

느껴져 끈 떨어진 가방처럼 자존감은 바닥을 쳤다


나는 도시와 농촌의 경계에서 살며 도시 문명과 농촌의 흙냄새를 다 누리고 있었지만 두 발 은

공중에 떠 있는 상태였다

이 아름다운 두 문명의 공존은 빠름과 느림 의 박자 차이가 있었다

나는 그 느림의 미학에서 온전히 숨쉬기에 는 도시인이었고 그 복잡한 긴장감속 도시에서는 농촌의

느림을 그리워하는 농부였다.


우리 의 올리브 절임 은 너무 짜거나 싱거웠다

열매는 매끈하지 않고 크고 작은 것 이 섞여 균일하지 않고 기존의 수입상품 들과 비교하니 품질성이

떨어져 보여 걱정의 벽을 타고 자라나고 있었지만 그러면서도 확장 은 더디게 되곤 있었다

지중해의 상징인 올리브가 더 이상 수천 킬로를 넘어오지 않고 우리의 토양에서 자란다는 것은 우리에

떼루아 에 맞는 우리 올리브로 재 탄생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는 우리의 올리브 가 새로운 인류가 되는 나 자신과 같은 과정을 겪는 것을 보는 듯 했다


건강한 도시인은 필연적으로 신선한 먹거리가 필요하고 환경의 또 다른 상처인 오랜 이동을 거치지

않는 국산 재료가 자연스럽고 진실한 선택이다

기술로 가미된 화려한 맛보다는 자연의 진심인 신선함, 이것이 깨끗한 미래에 대한 응답이다

단순한 자부심이 아닐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 저속노화의 길 이 아닐까?


겉으로 보기에 자연은 서두르지 않는다

우리 눈 에는 땅속이 아닌 땅 위를 보기에, 그러나 그 안에서 너무나 순리에 따른 치열함 을 가진 자연,

시간과 공간이 함께 어우러져 균형 있게 춤을 추는 그 자연 에게 나는 배우고 또 배워간다

도시와 농촌은 서로가 서로를 완성시켜주는 두 개의 심장이다

도시의 지식과 기술이, 농촌의 느림과 평화와 들판이 내 안의 두 개의 심장으로 리듬감 있게 뛴다

두 문명을 가진 나는 새로움 을 찾아 모험하는 새 인류에게 박수를 보내며 붉은 흙 위에 두 발을 두고

도시의 반짝이는 위대한 불빛을 바라본다


다르지만 공존하는 두 아름다움 을 사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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