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연

이별의 예의,새로운 시작

by 라라 올리브

학창 시절 친구 들 과는 결혼이라는 커다란 새로운 시작으로 각자의 삶을 살아내느라 인연이 끊기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한 채 흘러가 아픔조차도 잘 못 느꼈다

줄줄이 1남 4녀 사이에서 자랐기에 외로움조차 못 느끼고 자라 친구관계에 간절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나의 주위는 어느새 같은 또래학부모와 교우들 그리고 한 아파트 이웃들 이 친구가 되어 있었다

어떤 모임이든 고민과 정보를 나누고 한국사람답게 식사를 함께 하며 정을 쌓아 갔었다.



대가족 속에서 자랐기에 집으로의 초대를 어렵지 않게 하고 누구라도 식탁에 앉히고 소탈한 대접을 기꺼이 했다ㆍ그렇게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십여년의 시간이 갔다

그런데도 그들 중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오히려 그들 집으로 한 번도 부르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저런 이유가 있었다

시어머니가 계신다ㆍ강아지가 있어 냄새가 난다ㆍ등등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각자의 사유로 도시 곳곳으로 흩어져 살고 연락만 되는 사람ㆍ소식만 접하는 사람ㆍ잊힌 사람 ㆍ여전히 만나는 사람 등으로 나뉘었다

그리고 이제 그때 함께 서로를 집으로 초대했던 사람들이 대문만이 아닌 맘의 문도 열었었음 을 알게 되었다.


관계 맺음에 있어 먼저 다가오는 사람 들 중 눈물로 슬픔으로 다가와 기대려는 사람들을 나는 사랑했다

감히 내가 어떤 역할을 해 주려했고 그들이 오히려 등 돌릴 땐 어이가 없어 분개하기도 했다

특히 긴 시간 만남 갑작스러운 이별은 도무지 가슴으로도 머리로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잠 못 이룬 밤들이 있었다.


이별의 시간은 마음 한편에 공백이 생긴다

모두가 잠든 거리에 홀로 켜진 도시의 가로등처럼 나도 홀로서기를 그 씁쓸함 속에서 해내야 한다

그 차가운 새벽의 공기를 맞이하며 내면의 여백으로 들어가야 한다

한 가지 이별의 순간에 좋았던 기억마저 상처 주었는지 돌아본다

내가 취한 마지막 모습은 품격이 있었을까?

이번의 이별은 나를 어떤 다음 장으로 이끌까?

나에게 수많은 질문을 쏱아내고 함께 했던 시간과 공간들이 다른 색으로 흐릿해질 때쯤 비로소 나의 여백은 쉼터가 된다.


하루에도 지하철, 카페, 쇼핑센터, 등 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친다

낯선 얼굴, 찰나의 인연들은 서로의 속도로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며 누군가를 만나러 간다

적어도 커피 한잔의 온기가 전하는 따듯함 을 찾아서 그리고 짧고 빠르게 이별에 익숙해지면서.


어쩌면 도시는 만남과 이별로 숨을 쉬는 듯하다

골목 속 노포 들 은 과거를 추억하며 만나고 대로변 화려한 빌딩들 은 새로운 미래를 꿈꾸며 헤어진다

오늘 나는 도시에 살고 있다

그 속도를 따라 버려진 후 찾은 것과 새로이 찾아갈 만남에 발맞추어 걸어 나간다

소음도 없이 지나가는 전기차 가 내 옆을 스치듯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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