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의 발견
현대를 사는 여자 라면 명품 들을 살 기회는 많다
해외여행, 기념일, 충동구매 등 등으로
비싼 만큼 소중히 여기고 구색을 맞추기 위한 또 다른 필수템들이 늘어난다
눈 은 한없이 높아가고 첨부터 최고를 살걸 하는 허세는 풍선처럼 커져만 간다
가성비는 없지만 정교한 품질에 애정 이 늘어가곤 했다
특히 젊었을 때는지인 을 만날 때 서로가 마치 훈장처럼 자랑하고 부러워해 주고 자극받곤 했다
나이가 들고서는 시큰둥 해지다가 또 어느 날 나이랑 안 맞아서 새것을 사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물질의 소유욕 이 놓아주지 않고 손짓 한다
자신한테 한테 투자하라고~
그런데 또 어느 날 무엇에 대한 투자 일까? 회의감도 들기도 하고 해서 딸 이 두고 간 옷들을 수선 해 입어 보았더니 비싼 옷 이 해줄 수 없었던 젊음을 주었다ㆍ캐주얼 한 엄마를 칭찬해 주고 멋지다고 해주니 행복해져 하나씩 또 들고 수선실로 갔다
새것이 아닌 재활용의 맛에 푹 빠져 재미난 디자인도 상상해 보고 놀이처럼 부담 없이 아이들 옷을 나에게 맞추어 재단해 보니 쏠쏠한 재미가 있다 솔직히 어떤 명품을 샀을 때도 이렇게 내적 충만감 은 없었다
모셔두고 가끔씩 모임에 들고 가거나 입고 갈 때 잠깐 바람 씌어 주던 쓰임새로 있었지 나를 표현하는 나만 의 것 은 아니었던 것이다
시집간 딸의 옷을 입고 외출할 때는 아이와 의 추억에 젖어 애잔한 맘으로 내 아이만 의 향을 맞으며 더 사랑 해 줄걸 하는 먹먹한 맘 으로 걷곤 한다.
아이들은 뒤도 안돌아보고 앞 으로 가고 있는데 나만 의 교감 을 홀로 하며 응원 하고 기도 한다.
농장의 하우스 안에 농기구 들 은 너무 뾰족하고 무겁고 남편의 도구였기에 관심도 두지 않았다
잡초를 뽑으라 하기에 장갑 낀 손으로 힘만 쓰다가 지쳐 버리자 호미가 그제야 보였다
그 날카로운 끝과 둥글게 휘어진 호미는 예술 그 자체였다ㆍ흙 속에 리드미컬하게 파고 들어가 날렵하게 나온다 풀들의 키를 자르는 칼 이 되기도 하고 흙을 덥 는 삽 이 되기도 한다
농기구 파는 상점에 가서 너무나 다양한 호미가 있는 걸 보고 놀라며 나무 손잡이에 길고 또는 짧게 꽂아져 있는 쇠가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호미 욕심이 생겼다
농기구는 정부 지원을 받아서 저렴하다
그 쓰임새는 광대한데 가성비는 정말 최고다 싶어 디자인 별로 쟁이고 싶다
도시의 충동구매 병 이 거기서 또 발동했다
검색창을 보다가 k호미라는 단어를 보았다
호미가 가진 각도ㆍ손목의 회전 ㆍ몸의 중심 이동까지 고려된 디자인이라고 외국농부들이 칭찬 일색이고 어느 유투버는 호미를 쓰면 흙이 말을 듣는다 라고 까지 표현한다
이 작고 소박한 농기구 가 그들은 없었다고? 나는 놀라며 수출에 한 몫 한다는 것 을 알게 되었다
한국농부들의 경험으로 다듬어진 과학적 구조가 세계화가 되었다니 손에 쥔 그 느낌이 더 따듯하게 생각된다 풀밭에서 잃어버린 호미도 큰 의미를 잃은 듯 다시 찾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돌아보니 내가 흙과 사투를 벌일 때 나와 한 몸이 되어서 몇 시간 노동에 집중하게 말없이 꿋꿋이 내 손에 서 견디어 준 호미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진다
다시 돌아보니 잡초를 뽑을 때 맘속 잡초까지 캐어 준 호미와의 시간들 은 명상 같았다
호미는 서서히 내것이 되면서 힘으로 다루는 것 이 아니라 감각으로 다루는 것 임을 알게 되었고 그러기에 여자의 도구 임을 느끼게 되었다
이제 새벽 이 밝아올 때 내 손에 쥔 호미는 마치 자유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주체적 삶을 살기 위해 전장에 나가는 독립군처럼~
외국산 명품들을 동경했던 그 틀을 깨고 생명의 세계로 간다
호미의 유연한 곡선처럼~
부드럽지만 깊게 파고드는 감각적 삶을 배우러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