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단골이 되는 마법의 말
영원한 항구 포르투, 그곳의 식당에서 메뉴를 고르면 걸맞는 사이드메뉴나 음료를 알려주곤 했다. 팬케익을 시키면 “올리브 줄까?”, 생선요리를 주문하면 “화이트 와인이 필요하겠네?”, 맥주를 달라고 하면 “그럼 칩스?”라고 물어보는 식이었다. 잠시 고민하다 하나를 고르면 “완벽해!”라는 말이 되돌아왔다.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칭찬을 받는 느낌, 동의를 얻은 느낌, 환영받는 느낌, 도움을 받는 느낌이 더해지면서 결과적으로 웨이터가 친구나 오랜 지인처럼 느껴지곤 했다. 게다가 그렇게 권해준 것들은 메인 메뉴와 상성도 좋았다. (그 올리브 절임은 잊을 수가 없다.)
가끔 한국에도 그런 식당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주문하면 “네.”가 아니라, “계란찜이 어울리겠네.”라고 얘기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메뉴를 잘 고르면 “그렇지!” “맞아!”라고 대답해주면 좋겠다. 그럼 그 식당이 뭘 잘하는지 알 수 있을거고, 처음 간 사람이라도 마치 단골인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테니까.
개인적으로는 “제가 여기 처음인데요, 뭘 먹으면 돼요?”라고 물어보곤 한다. 얼버무리거나 “다 잘해요.”라는 대답이 돌아오면, 기대는 사라지고 그저 그렇게 또 한끼를 떼워야 하나 싶어진다. 그보다는 “우리집은 이걸 잘해. 이걸로 먹어봐.”라고 말해주는 식당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럼 아마 조금 더 행복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