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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태 Sep 12. 2023

캄보디아 식도락 여행 4

2일차 저녁식사전

9월 지금은 캄보디아 우기철입니다.


우기라고 하면 아프리카처럼 하루 종일 비가 올거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살아보니 하루 1~2시간


~~~~원하게 쏟아지고 또 맑아지고 어쩌면 더위를 피하게 해주는 귀중한 소나기 입니다.


10여년전 캄보디아에서 살 때부터 저에겐 꼭 지켜야되는 버릇, 루틴이 하나 있습니다.


일정이 없는 오후 비오는날에 뚝뚝이를 타면서 맥주를 마시는것!!


이제는 뚝뚝이는 거의 사라지고 략샤가 그자리를 차지하며 새로운 이동수단이 되었지만, 여전히 제 루틴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맥주를 사고 략사를 부릅니다.

릭샤를 탈때 꼭 맥주를 사서 먹어주기!가 제 버릇입니다.

이제 캄보디아에서는 그랩이나 타다 어플을 깔고 도착지와  현재 위치만 잘 입력하면 뚝뚝이든 택시든 바로 운임을 보여주니 왠만하면 잘못된 곳으로 갈일도 없고, 기사와 차비를 놓고 실랑이 벌일 일도 없습니다.


10여년전에 비하면 개벽이라고 할만한 변화입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도 화가 많았었는지 기껏 300원정도 밖에 안하는 그 돈을 더 주니 마니 하며 기사들과 싸우기도 많이 싸웠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의도적으로 1000리엘(약300원)씩을 더 줬습니다. 무슨 같잖은 동정심 이런게 아니라 겨우 1000리엘로 그 값을 매길수도 없은 환한 미소를 볼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프놈펜 여행하면서 자주 생각했던 건 내가 한국에 살면서 언제 이렇게 환하게 웃어본적이 있나 입니다.


한국에서는 웃고 다니면 실없는 놈 소리 듣기 좋습니다. 내가 웃어도 남이 웃어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캄보디아 사람들은 정말 환하게 웃어줍니다. 어떤분 말처럼 아직은 사람사는 곳 처럼 느껴집니다.


여행을 시작하고 인천공항에 와서 보니 체크인도 셀프, 짐 붙이는것도 셀프가 되어있었습니다. 갑질, 을질들 때문인지 인구가 줄어들어서 인지 이제는 사람과 대화하기 조차 어려운 상황이 되는 듯 합니다.


이번에 캄보디아 은행에 볼일을 보면서 특별한 문제가  있는것도 아닌데 1시간반이 넘는 시간을 기다린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은 이미 모든 사회에 완벽하게 시스템이 정립되었기에 이런 기다림 자체가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 되었지만, 여기는 아직도 this is cambodia라는 뻔뻔한 농담이 모든 일에 통용되는 나라라서 기다림에 익숙해져야합니다. 그런데 정말 진심으로 그 기다림 동안 전혀 화가 나거나 불쾌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여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따른 시간적 여유도 큰 이유였겠지만, 캄보디아 직원 분들이 계속 웃으면서 말걸어주고, 저도 그 미소를 보고 따라 웃으면서 대답하니 서로 감정 상할 일이 없었던 거지요.  오히려 은행 일 보는 1시간 30분이 너무나 행복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것 그것이 사람이니까요.


서론이 길었지만 아직도 저녁 먹으러 안갔습니다. 이날부터 지인집에서 나와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거주지를 벙낑콩으로 옮겼습니다.


 계속 먹기만하는거야 하고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은 저를 돼지새끼라고 욕할수도 있겠지만 확실하게 틀린 말입니다.

저는 일단 애가 아니니까 돼지 어른이라고 불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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