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라고 하면 아프리카처럼 하루 종일 비가 올거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살아보니 하루 1~2시간
시~~~~원하게 쏟아지고 또 맑아지고 어쩌면 더위를 피하게 해주는 귀중한 소나기 입니다.
10여년전 캄보디아에서 살 때부터 저에겐 꼭 지켜야되는 버릇, 루틴이 하나 있습니다.
일정이 없는 오후 비오는날에 뚝뚝이를 타면서 맥주를 마시는것!!
이제는 뚝뚝이는 거의 사라지고 략샤가 그자리를 차지하며 새로운 이동수단이 되었지만, 여전히 제 루틴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맥주를 사고 략사를 부릅니다.
릭샤를 탈때 꼭 맥주를 사서 먹어주기!가 제 버릇입니다.
이제 캄보디아에서는 그랩이나타다 어플을 깔고 도착지와 현재위치만 잘 입력하면 뚝뚝이든 택시든 바로 운임을 보여주니 왠만하면 잘못된 곳으로 갈일도 없고, 기사와 차비를 놓고 실랑이 벌일 일도 없습니다.
10여년전에 비하면 개벽이라고 할만한 변화입니다.
그때는 왜그렇게도 화가 많았었는지 기껏 300원정도 밖에 안하는 그 돈을 더 주니 마니 하며 기사들과 싸우기도 많이 싸웠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의도적으로 1000리엘(약300원)씩을 더 줬습니다. 무슨 같잖은 동정심 이런게 아니라 겨우 1000리엘로 그 값을 매길수도 없은 환한 미소를 볼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프놈펜 여행하면서 자주 생각했던 건 내가 한국에 살면서 언제 이렇게 환하게 웃어본적이 있나 입니다.
한국에서는 웃고 다니면 실없는 놈 소리 듣기 좋습니다. 내가 웃어도 남이 웃어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캄보디아 사람들은 정말 환하게 웃어줍니다. 어떤분 말처럼 아직은 사람사는 곳 처럼 느껴집니다.
여행을 시작하고 인천공항에 와서 보니 체크인도 셀프, 짐 붙이는것도 셀프가 되어있었습니다. 갑질, 을질들 때문인지 인구가 줄어들어서 인지 이제는 사람과 대화하기 조차 어려운 상황이 되는 듯 합니다.
이번에 캄보디아 은행에 볼일을 보면서 특별한 문제가 있는것도 아닌데 1시간반이 넘는 시간을기다린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은 이미 모든 사회에 완벽하게 시스템이 정립되었기에 이런 기다림 자체가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 되었지만, 여기는 아직도 this is cambodia라는 뻔뻔한 농담이 모든 일에 통용되는 나라라서기다림에 익숙해져야합니다. 그런데 정말 진심으로 그 기다림 동안 전혀 화가 나거나 불쾌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여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따른 시간적 여유도 큰 이유였겠지만, 캄보디아 직원 분들이 계속 웃으면서 말걸어주고, 저도 그 미소를 보고따라 웃으면서 대답하니 서로 감정 상할일이 없었던 거지요. 오히려 은행 일 보는 1시간 30분이 너무나행복한기억이 되었습니다.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것 그것이 사람이니까요.
서론이 길었지만 아직도 저녁 먹으러 안갔습니다. 이날부터 지인집에서 나와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거주지를 벙낑콩으로 옮겼습니다.
뭘 계속 먹기만하는거야 하고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은 저를 돼지새끼라고 욕할수도 있겠지만 확실하게 틀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