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by 욘욘

나는 머리가 좋다.

나는 많은 기억을 안고 산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다.

우리 반엔 조금 다르게 생긴 여자아이가 있었다.

한눈에 얼굴도 달랐지만, 성이 '천'씨였기에 더 기억에 남았다.


굳이 신경쓰지 않았을 법도 하지만, 딱 한가지 특이했던 건

매일 하교할 때 교문 앞에 그 친구의 엄마가 서있었다.


단발머리의 수수한 외모,

그렇지만 아주 어린 내가 보기에도 조금은 지친 얼굴.


학교에 있는 시간 내내 한번도 쳐다보지 않았지만,

엄마와 같이 집으로 걸어가는 그 아이의 모습을 매일 봤다.


그 아이가 학교에서 말하는 모습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말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다.

한번은 블로그에 짧은 일기를 업로드하는 숙제가 있었는데,

맞춤법이 엉망인 글을 보며 속으로 웃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장애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의 추측이 맞다면, 아마 지적장애였을 것이다.

그 누구도 설명해 주진 않았다.


장애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된 기억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었다.

나보다 한 학년쯤 위에 쌍둥이 언니들이 있었다.


쌍둥이라는 사실 자체도 신기하긴 했지만, 내 눈에 그들이 예뻐 보였다.

그래서 눈이 갔다.


그런데 그 언니들은 조금 이상하게 생긴 친구와 항상 같이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도우미 역할을 하는 언니들이었다.

그 이상하게 생긴 친구는 역시 장애인이었을 것이다.

복도에서 마주친 몇번, 그 기억이 전부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통틀어 만나본 장애학생은 그 두명이 전부다.

심지어 한명은 나와 학년도 다른,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기억은 강렬했다.


내 기억 속 장애인은 늘 혼자인 사람이다.

혼자 있거나, 선생님이 지정해준 '도우미'라고 불리는 학생들과 같이 있거나.

친구는 없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