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 소나 유투버

by 글소리

벌써 2년 전, 처음 출전한 OO백일장에서 수상을 하고 내가 글 쓰는데 소질이 있다는 검증을 받았다.

적어도 세 번은 채워야 어디 가서 글 좀 쓴다는 척이라고 하기 위해 공모전에 두 번 더 응시하고 두 번 더 수상해서 세 번을 채웠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SNS 세상에 눈을 떴다.

생전 안 하던 남들이 하는 일에 나도 꼬리를 물었다.


예전부터 사진 찍기 좋아하고 라디오에 사연 적어 보내던 정도가 전부였는데 요즘처럼 긴 글보다 짧게, 빨리 메시지를 전하는 시대가 적성에 잘 맞았다.

하지만 이것도 1년 넘게 하다 보니 고민이 필요해졌다.


선택과 집중은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 준다는 것을 아이들을 키우며 체감했었다.

수학을 끔찍이 싫어하는 아이에게 수학을 포기하자고 설득시켰고 다른 과목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는 '매우 만족'이었다.

이때의 경험을 나도 따라 하기로 했다.


내가 쓴 글들을 내 목소리로 녹음해서 유튜브에 올려보자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이것도 이미 남들 다 하는 SNS지만 다른 것들을 줄이고 이쪽에 비중을 더 더 더 두기로 했으니 나에게는 큰 선택이었다.


그래서 작년 동네 문화센터에서 유튜브 영상 제작을 배우고 한 편이라도 만들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2025년 새해로 넘어왔다.


하지만 언제나 일상은 나의 예상과 다르게 흘러간다.

정확히 시간은 나의 삶의 속도와 다르게 빠르게, 점점 빠르게, 더 빠르게 흘러갔다.


선택은 했는데 집중하지 못하자 이러다 내년으로 넘길 거 같은 초초함이 들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방학한 때에 삼시 세 끼를 한 끼로 줄이고 나머지는 본인들이 알아서 해 먹어라 하고 나는 유튜브에 집중하는데 시간을 더 들였다.


그렇게 해서 드디어 지난주 첫 영상을 올렸다.

내가 OO백일장에서 수상했던 그 작품이다.


영상도 목소리도 아마추어티가 팍팍 나지만 오히려 점점 좋아질 실력을 생각하니 비교하기 좋은 영상이 될 것 같았다.

시작이 반이고, 미약한 출발일지라도 그 끝은 어떻다?

창대하리라!


개나 소나 유투버 한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해보는 것과 해보지도 않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나는 그래서 요즘 신이 난다. 개가 되어도 좋고 소가 되어도 좋다.


아, 이럴 때 연진이가 나에게 박수를 쳐주면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