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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희 Mar 17. 2022

그림으로 남기는 요리 1, 맛있는 건강식 야채찜

레몬 들기름 소스에 찍어먹어요

브런치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꽤 오래전 일이지만 브런치에 가입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네이버에 인스타, 가끔 유튜브도 하고 있으니 브런치까지 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 생각했고

브런치는 멋진 사진이나 그림보다는 잘 쓴 글에 어울리는 플랫폼이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친구의 브런치에 등록된 글을 읽게 되었고 그 친구가 책을 낼 계획인데 

삽화를 그려줄 수 있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매일 한 개 이상의 그림을 그리니 내 그림은 빨리 그리는 그림이고, 그리 잘 그리는 그림은 아니지만 

친구가 블로그에서 본 내 그림체가 마음에 든다 하니 해 보기로 했다.

기왕에 이렇게 된 것, 나도 브런치에 글과 사진, 그림을 올려보기로 하였다. 

블로그나 인스타에는 이야기의 주제를 이것저것 모든 것을 담아 특성화되어있지 않지만

 브런치에는 “그림으로 남기는 요리”에 국한하여 올리기로 하였다.

나는 영상의학과 의사인데 나를 무조건적으로 좋아하고 신뢰하는 어떤 환자분이 꼭 책을 내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어쩌면 이 브런치에서 그 시작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가져본다.

나는 맛있는 것을 먹을 때, 그 맛있는 것이 내가 만든 것일 때 가장 큰 행복감이 몰려온다.

요리를 열심히 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5월 집을 세로 짓고 이사한 후였다. 

요리를 주로 하는 시간대는 새벽, 아침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시부모님과 함께 사는데 시어머님께서는 늦게 일어나시기 때문에 

새벽시간 부엌은 오롯이 나의 것이고 요리를 하며 집중하는 시간이 아주 좋다.

나는 명상을 하지 않지만, 요리에 집중하는 시간은 명상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라 생각되곤 한다.


새벽에 요리를 해서 남편과 맛있는 아침식사를 하고 출근하면 기분이 좋다. 

사진을 잘 찍는 남편은 식탁 위의 음식을 아주 먹음직스럽게 찍어준다.

남편과 나의 사물에 대한 시선이 다름을 느낀다. 나는 서서 약간 위에서 찍고 남편은 앉아서 찍는다.


7년간 여행 갈 때와 남편이 골프 가는 목요일을 제외하곤 매일 아침 음식을 만들었다.

우리는 아침이라 해도 가리는 음식이 없다.

 삼겹살 구이를 한다고 하면 그것도 먹을 수 있고 튀김도 먹을 수 있다.

초창기엔 여러 요리 블로거, 요리 선생님들의 레시피 그대로 실습을 했다.

 요새는 있는 재료로 대충 만드는 일이 가능해졌다.

그래도 재료가 다 있다면 레시피를 따르려고 한다. 

그분들이 여러 번 만들어보고 가장 맛있는 레시피를 만들었을 테니까…


서론이 길었고, 소개할 첫 음식은 채소찜이다.

고기와 채소를 편백나무 찜기에 쪄서 파는 음식점들이 유행한 적도 있고, 요새 채식주의자, 건강식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유행하는 채소찜, 나도 만들어보기로 했다.

서정아의 건강밥상이라는 유튜브에 때마침 레시피가 나와서 참고하였다. 

사실 찜이라는 것이 특별히 레시피가 필요한 것은 아니고 각자 사용하는 용기에

따른 적당한 찌는 시간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찍어먹을 소스가 맛있으면 채소찜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남편에게 “오늘은 채소찜을 할 것인데 맛있을지 모르겠어요.” 하니 

남편이, “채소 찐 것이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겠어?”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다.

냉장고에 있는 채소들에 더해 냉동실에 있었던 물만두도 함께 찌기로 했다.

양배추, 미니양배추, 느타리버섯, 참나물, 대추토마토, 미니 브로콜리, 만두, 자숙 홍합을 쪘다. 물이 끓은 후 찜기를 올려 5분 쪘다. 다른 야채들은 다 괜찮았는데 미니 양배추가 단단한 편이었다.

야채들이 찌어지는 동안 맛있는 냄새가 났다. 야채를 그냥 먹어도 맛있겠지만 레몬들기름 소스에 찍어보니 아주 맛있었다.

들기름 소스에는 들기름과 레몬, 소금, 꿀을 넣어서 만들었는데

다음날 채소찜을 또 만들어 먹을 때 소금 대신에 레몬소금을 넣으니 더 맛있었다.


그림은 보통 일과 중 점심시간에 그린다.

내 점심시간은 1시간이니 도시락을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그림을 그리는데

수요일 금요일엔 나가서 먹으므로 수요일 금요일엔 퇴근 전 비는 시간에 그린다.

채소찜 그림은 토요일 일과 후에 그렸다.

내 그림은 주로 펜으로 그린 후 색연필 칠을 하거나 수채화 채색을 한다.

어떨 땐 오일파스텔로 그리기도 하고, 때로는 아이패드 채색을 하기도 한다.

앞으로 브런치에 올릴 음식 그림은 펜으로 그리고 수채화칠 한 것으로 통일할까 한다.


첫 글은 이렇게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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