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고 싶은 걸까

나의 독백 두 번째 이야기

by 랑자

시끄러운 세상이다.


얼마 전, 새벽에 샤워를 하다가 문득 든 생각이 있다.

'지금 시간이 2시인데, 저 고요한 바깥에서 쓸쓸히 걷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내가 이런 생각을 한 이유는 예전에 고요한 새벽길을 걸었던 기억이 아직까지 내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오래 지났는지도 모른다. 그때 나는 목적지 없이 걷고 있었다.

한동안은 좋았다. 이 세상에 나 혼자 남겨진 기분, 나는 이 기분을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밤에 차가 거의 없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이 거의 없는 휴게소에 들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나는 정말 혼자 남겨진 게 좋은 걸까?


사람들은 이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 멀리 벗어나고 싶어 한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점점 사회는 개인주의가 되어 간다. 나는 여기에 의문을 던지고 싶다. 개인주의가 외로움의 원인인가? 아니면 외로움이 개인주의를 불러오는가? 혹시 너무 큰 집단, 공동체주의가 외로움을 불러오는 것은 아닐까?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나는 공동체주의를 비난하거나 비판하려는 게 아니다. 무엇이든 과한 것은 독이 되지 않는가.


이런 생각이 든 이유는 혼자 남은 기분을 만끽하는 내게서 시작되었다. 먼저 내가 걷던 새벽길로 예를 들어보자.

모든 가게의 불이 꺼져 있고 모든 집은 잠들었다. 세상에 나 혼자만 있는 것 같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런 행복을 느낄 수 없다. 그렇게 계속 걷다 보니 불 켜진 24시간 가게가 하나 나타난다. 반갑다.

고독에서 행복을 느끼던 내가 사람의 흔적에서 반가움을 크게 느꼈다. 방금까지 사람들 사이에서 지친 나를 고독으로 위로하는 중이었는데 사람의 흔적을 보고 반가워하다니? 가게로 들어가 본다.

가게 사장님으로 보이는 사람이 반갑게 말을 건다. 전혀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내 앞에 앉아서 내가 밥을 먹는 동안 말동무를 해줬으면 하는 기분까지 느낀다. 그렇다. 나는 사람이 싫은 게 아니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싫었던 것이었다. 너무 커져버린 우리 공동체에서는 오히려 유대감을 느끼기 어려워진 것 같다. 나는 지금 이 가게 사장님과 그리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음에도 큰 유대감을 느꼈다. 반박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나는 그저 내가 느낀 감정들을 쓸 뿐이다.


다음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던 때를 떠올려 본다. 다른 지역에서 볼일을 마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 일부러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할 즈음 고속도로를 타기 시작한다. 달리다 보면 어느덧 어둠이 내려앉고 세상은 가로등 불빛에 기대어 조금씩 연장된다. 점점 차가 하나둘씩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나 혼자만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좋다. 세상에 나 혼자만 있구나! 그때, 합류 구간에서 차 한 대가 들어온다. 반갑다.

새벽길과 마찬가지로 나는 그 차 한 대에 유대감을 강하게 느낀다. 저 차는 어디로 가는 걸까? 나처럼 등에 무거운 짐이 있을까? 복잡한 것들이 머리를 괴롭히고 있을까?

나는 차가 싫은 게 아니었다. 너무 많은 차가 싫었던 것이었다. 차가 적어 교통 체증이 없다면 우리는 도로에서 싸울 일도 없지 않을까?


그렇게 한참 달리다 휴게소를 들린다. 어두컴컴한 휴게소, 불 켜진 화장실. 그 불빛이 반갑다. 도로에서 보지 못한 사람들도 보인다. 다들 어깨에 어떤 짐을 지고 있을까. 생각이 생각을 물다가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이른다. 난 사람을 싫어하는 게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테니까.


사람이 지금보다 더 작은 공동체를 이룰 때에는 서로 돕고 뭐든 내 일처럼 생각했지 않나. 지금 우리는 규모가 너무 커졌다. 도시에서는 오히려 이웃을 조심하라고 가르치고, 모르는 사람이 주는 음식은 먹지 말고 버리라고 한다. 그렇게 점점 우리는 서로 혐오하게 된다. 우리는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외로움의 철학』에서 라르스 스벤젠은 이렇게 썼다.

"신뢰는 집단주의 사회보다는 개인주의 사회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

이 문장을 내가 전하려는 뜻과 일치시키기 위해 조금 다듬어 본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한다.

"신뢰(또는 유대감)는 공동체가 커질수록 낮아진다."


얼마 전 새벽, 내가 샤워를 하던 새벽 두 시. 누군가 고독을 느끼며 길을 걷고 있었다면 내 화장실에 켜진 불을 보고 유대감을 느꼈기를. 그리고 그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기를.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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