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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식은땀 나는 순간

그 3번째 순간

by 김형록



내 살아온 평생, 죽음 직전에 목숨을 건진 적이 3번 있다.

그야말로 죽음 문턱에서 살아났던 적이다.


첫 번째는 1996년 캐나다 알버타 주 록키산에서 스키 타고 내려오다 속도를 너무 많이 내서 공중으로 날랐다가 처박히는 순간….

두 번째는 1999년 패러글라이딩 할 때 하늘에서 전혀 예측 못 한바람을 만나 캐노피(낙하산)가 접혔던 순간….

세 번째는 2012년 낮잠 자고 있는데 스산하고 소름이 끼치는 기운이 얼굴 주변에 스쳐서 눈을 떠보니 나솔이가 자기가 스파이더맨이 된 줄 알고 손목에서 거미줄을 쏜 후 내 얼굴 위로 확 뛰어내리려는 순간….


그 후로 요즘에도 가끔 등골이 오싹하며 식은땀이 흐를 때가 있다.

나웅이가 나를 부르며 이렇게 말할 때,

"아빠, 아빠, 머리에 사과 올리고 벽에 붙어 서 봐!“


* 아빠는 아들에게 친구고 장난감이고 산이고 물이고 슈퍼맨이고 갓(god)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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