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싱크대 위에 아내의 약봉지
혼자 저녁 챙겨 먹고 학원가는 나웅이
장 볼 때 가격 보고 상품을 내려놓는 손
눈에 잠이 가득한 체 밥 한술 뜨고 학교에 가는 아이들
하루하루 무너지는 우리 엄마
아들의 무거운 책가방
병원에서 나한테 '아버님~'하는 간호사
살아남으려고 발악하는 학교(직장)
맞는 번호 더럽게 없는 로또
콧구멍 속 흰색 코털
몸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늙어가는 신호
늙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깝죽거리는 옆에 젊은 직원 놈
불의를 보고 꾸욱 잘 참는 내 모습….
* 인생이 늘 좋을 수만 없잖아…. 이 또한 인생의 한 부분이라면 인생이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