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봉
우리 가족 다 같이 교회 갔다 와서 아내와 나는 집에서 쉬고, 에너자이저 아들 두 놈은 놀이터에서 놀아야겠다고 또 나간다. 잘 됐다 싶어, 나가서 실컷 놀다 해가 지면 들어오라고 했다.
얼마 안 돼서 두 놈 다 기분 좋게 웃으며 들어오는데 손에는 아이스크림 하나씩 들고, 머리는 땀범벅, 기분은 흥분 상 태…. 입 주위에는 초콜릿아이스크림을 동그랗게 발라서 혀로 핥으며 서로 먼저 말하려고 소리를 막지른다.
나웅 : 엄마, 아빠, 나솔이가 500원 주웠어.
아빠 : 어디서?
나솔 : 내가 놀이터에 철봉 하러 갔는데 철봉 밑에 500원짜리가 있었어.
아빠 : 누가 거꾸로 매달렸네, 그래서?
나웅 : 그냥 바로 가게에 달려가서 쌍쌍바 한 개 사서 같이 나눠 먹었지. 자, 자, 아빠도 먹어봐. 이거 진짜 맛있어.
아빠 : 우웁, 이야~ 이거 맛있네 ^^ 이거 진짜 맛있네. 더 줘, 더 줘봐.
* 주운 돈이고, 흙 묻은 손이고 간에 자기들이 좋아하는 걸 나도 먹어보라고 내 입에 쑤셔 넣는 아이들의 손과 표정이 더 좋았다. 그 후, 아이고 어른이고 간에 놀이터만 가면 철봉 근처는 꼭 가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