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ind story

by 전선훈

보이는 것만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보이는 것이 진실이라 믿으며 살 때가 훨씬 더 많은 게 요즘의 현실이라 생각된다.


셀 수 없이 쏟아지는 뉴스를 접하면서 가끔 ‘정말 진실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대부분 사실에 근거한 내용이 바탕이 되었을 거라 믿게 된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어?’


’ 에이… 설마?‘


‘사실이니까 저렇게 기사화되고 하는 거지.’


’그래도 저건 내용이 좀 이상하네. 믿기엔 좀 찝찝하네.‘


반신반의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것이 요즘의 뉴스가 아닌가 싶다.


의기투합하여 뭔가 일을 꾸미던 파렴치한들이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이고 부도덕한 내용의 사실이 하나 둘 밝혀지기 시작하자 각자 살길을 위해 서로를 비난하며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 애처롭게 보인다.

처음엔 그들도 자신들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변명을 하곤 했지만 보이지 않았던 결정적인 증거들이 하나둘 나타나자 어떤 이는 체념한 듯 가려진 진실을 얘기하지만 어떤 이는 아직도 정당성을 주장하며 아랫사람들에게 죄를 전가하는 행태를 보여 참으로 안타까워 보인다.


숨겨진 진실은 어떻게 드러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한 적이 있었다.


행복하고 예쁘게 살아가던 연예인 부부의 이혼 이야기는 단순히 성격차이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치적으로 포장된 정치인들의 실적은 가공되어 부풀려진 것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을 때의 상실감과 허탈감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가슴에 박힌다.


가끔 언론에 크게 기사화되는 내용을 보면 숨겨진 진실에 대한 이야기보다 보이는 내용만 나오게 된다.


‘K-방산, 아프리카 국가와 100억 불 MOU 체결’


‘한국 식품 전시회 상담실적 2천만 불 달성‘


이런 내용의 기사를 보게 되면 아무 관련 없는 일반인들에겐 아주 엄청난 기사거리로 포장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관련된 분야에서 일을 했던 사람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내용의 기삿거리 이기 때문이다.


MOU 체결은 계약서가 아니어서 강제성이 없고 실제로 계약이 이루어져 투자가 진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실제로 이행된 건은 그리 많지도 않다.


그리고 상담실적이라는 것은 아무 의미 없는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고 실제 계약 실적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그렇듯 뒤에 가려진 내용은 아무도 관심이 없고 보인 것에만 열광을 하다 보니 현실보다 더 부풀려진 내용의 기사들이 판치는 세상 되어버렸고 나 또한 보이는 것을 진실로 믿게 되어버렸다.


퇴근 후 가볍게 맥주 한잔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우리 부부는 늦은 시간에 들어오는 아이들이 걱정이 되는 경우가 있다.


성인이지만 늦은 시간까지 연락이 안 되거나 전화를 받지 않으면 괜히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다.


“여보. 오늘 막내가 좀 늦네?”


“그러게. 좀 늦는다고 했지만… 전화도 안 받고 걱정이 되네.”


늦은 시간까지 돌아오지 않는 막내를 걱정하고 있었는데 일찍 퇴근한 큰 아이가 막내의 전화가 꺼져 있다며 택시가 도착하는 곳에 나가본다며 나갔다.


동생을 걱정하는 형의 모습에 우리는 든든함을 느끼며 맥주를 마셨다.


“여보. 우리가 다른 건 몰라도 애들 교육은 잘 시킨 것 같아. 서로를 애틋하게 챙기는 모습이 보기가 좋고 흐뭇해지네. 하하하.”


“그러게요. 호호호.”


그날 우리는 동생을 걱정하는 형의 모습을 보며 흐뭇한 마음과 든든한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며칠 후 쉬는 날 오랜만에 다 함께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며칠 전 있었던 얘기를 할 때였다.


“나는 우리 아들들이 너무 고마워. 서로를 애틋하게 챙기는 모습도 그렇고… 우애 있게 지내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고…”


하지만 막내가 그날의 진실을 얘기하면서 내가 너무 보이는 것만 믿으려 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다.


그날의 진실은 전화연결이 안 되는 동생을 형이 걱정하는 것에서 출발된 것은 맞았다


하지만 형이 가는 도중에 자신의 카드가 부정 사용되고 있는 장소가 편의점이었고 그곳에서 자신의 카드를 사용하는 동생을 보며 화를 내던 것이 실제의 상황이었고 자신의 카드를 찾으러 간 것이 팩트였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 우린 서로 웃었고 크게 화를 낼 일은 아니었지만 동생의 착각으로 형의 카드를 자신의 카드로 인식해서 사용하다가 벌어진 일종의 해프닝이었다.


Behind story에 감춰진 진실을 다 알 수는 없지만 보이는 것이 다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된 날이었다.


불확실성과 선택의 갈림길, 경계심과 현명한 판단을 필요로 하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 늘 우리를 감싸고 있는 게 현실이 되어 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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