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장
시험을 준비하면서 모의고사나 연습문제를 풀면서 점점 확신이 들었습니다. 큰 무리 없이 합격을 할 수 있겠다고. 큰 방향 없이 학교 수업에 따르면서 성실히 쌓아온 지난 1년. 장학금 준비에만 몰두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훌쩍 늘어난 일본어 실력이 다시 도쿄 생활에 집중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나름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았던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했어요.
1년에 두 번 있는 JLPT(일본어능력시험) 시험은 유학생이라, 일본으로 취업이나 학교 진학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시험이었죠. 학교를 다니며 1년 동안 수차례 들어보았지만 그동안 시험을 치를 생각이 없던 터라 시험의 유형은 정확히 몰랐죠. 지금까지 시험, 자격증 시험을 기피해 온 사람으로서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무언가의 결과물, 성과를 평가하는 데에 숫자로만 보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해, 어쩌면 그 평가가 두려워서 회피한 것일 수 도있었죠. 처음으로 성적을 내기 위해서,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진지하게 임했습니다.
뚜렷한 목표가 생기니 하루하루 일상이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고, 좋아하지 않았던 숫자로 평가될 수 있는 현재 저의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었죠. 그때서야 시험 성적을 부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나의 마음가짐에 따라 다르게 볼 수도 있구나라고 알았습니다. 아직은 반년 넘게 남은 전문학교로의 입시 준비, 그리고 그 이후의 대학 전공 결정 등 여러 중요한 선택들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일본어 능력시험에 몰두했어요.
7월 JLPT시험 날짜가 정해지고 점점 시험 날짜가 가까워지면서 긴장감도 더해지고 작년에 이은 중요한 시험을 연달아 겪으면서 피로도가 쌓이기 시작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