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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장

by 콜리

투정만 부리던 지난해보다 1년 만에 조금은 성숙해진 모습으로 더 책임감을 가지고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히라가나, 가타카나는 물론 기초적인 문법을 넘어서 한자까지. 일본어는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더 어려워지는 언어였죠. 비교적 일본 문화와 사람들 속에서 빨리 적응한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시험을 준비하면서 보니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일상생활에는 지장은 없겠지만 회사로 취직을 하거나 대학에서 전문 지식을 배우기 위해서는 조금 더 순도 높은, 수준 높은 일본어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시험을 준비하면서 일상에서는 자주 쓰지 않을 단어와 전문 용어, 그리고 비즈니스 일본어 표현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마침 어학교 졸업반이 되어서 취업을 준비하거나 대학교 면접을 위한 비즈니스 수업이 새로 편성되어서 유익했어요.


우리가 평소에 쓰던 단어와 표현들은 초등학교 1, 2학년 수준으로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의 일본어였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조금 충격이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하고 상황마다 다른 적절한 표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다시 일본어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겼죠. 1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탓에 조금은 기만적인 태도로 임할 수도 있었던 일본어 공부를 다시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어요. 한자부터 일본식 표현들, 그리고 아르바이트 면접이나 일상생활에서 쓰는 단어들이 아닌 격식을 차리고 조금은 딱딱한 일본어를.


지금까지는 단순히 일본어의 어휘력이나 단어들 위주였다면 이제는 일본 사람들의 문화, 그들의 정서가 담긴 표현들을 하나씩 배워가기 시작했습니다. 익숙해진 동네, 당연한 출근길, 비슷한 루틴 속의 일상이었지만 그것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달라지니 일본 생활의 첫 설렘과 다른 도전에 대한 설렘이 찾아왔죠.


paris ; musée du quai Bra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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