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 이야기 65-67
사람의 강
- 강 이야기 65
밤새도록 우리는 강 가에서 술을 마셨네
처음 만나 서먹한 것은 잠시였고
허구헌 날 우린 서로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맘을 상했었네
몰라서도 알고서도 밀고 당기기를 했었네
시간은 바람을 따라 갔고
우리는 구름을 타고 함께 강을 흐르고 있었다네
강 가에서 만나 웃고 울고
싸우고 다투고 그리고 화해하는 날들이
강을 따라 흘러 갔다네
환하게 웃는 토안 Toan
젖은 손에도 악수를 마다않는 코옹 Khong
든든한 어깨의 호와 Hoa
어떻게든 일을 하려고 드는 띤 Tinh
부지런하고 낫낫한 푸 Phu
멋적으면서도 현장에선 든든한 루안 Luan
다섯 살 딸아이 어미이면서도 경쾌한 마이 Mai
영원한 동반자 같이 정이가는 타이 Tai
있는 듯 없는 듯 무던한 드억 Duc
이제는 너 없이는 안 되는 란 Lanh
늘 나의 옆에서 팔장을 끼어 주는 투 Tu
아직도 어색한 표정이어도 진정한 에릭 ERRICK
늘 웃음으로 밝히우는 휀 Whenh
그래도 고마웠다고 인사를 하고 떠나간 호앙 Hoang
밤이 가고 새벽의 어스름도 떠난 아침에서야
우리는 서로 손을 잡아 온기를 나누고
어제의 일들을 견디어 보고자 한다며
어깨에 어께를 걸고 강가에서 춤을 췄다네
밤이 새도록 우리는 이야기 꽃을 피웠다네
웃음의 강
- 강 이야기 66
1.
안녕?
이 아침에 만나는 월남 처녀야
1층 사무실에서 열심히 걸레질을 하고 있는
열 일곱 처녀야
학교를 다닐 나이에 가족들 생계를 위한다고
일터로 나선
월남 처녀 '휀'아
'까먼' 고맙구나
너의 손길로 내 아직 덜 닦인 아침이
윤이 나는구나
모두의 아침이 반짝반짝이구나
'신짜오' 안녕하세요?
모두의 아침을 활짝 열어주는
월남 처녀야
열심히 살고 있는 너가
이 아침에 건네는 인사로 사무실에 종일
생기가 도는구나.
2.
니가 나보다 낫다
열 일곱살 처녀가
아침부터 청소에 열중하다가
나를 보고
'안녕하세요' 서툰 한국말로
인사를 하는 것이
어린 니가
나보다 백배는 낫다
얼마 전에
업무에 방해가 된다고 엄한 얼굴로
'업무 중에는 오지를 마!'하고
꾸중을 했더니
저도,
나도,
그간에 어색하게
인사도 없이 지냈는데
오늘은 먼저
출근하는 나를 반겨
서툰 화해를 청한다
고맙다 휀아,
그리고
못난 내가 미안하구나.
3.
너가 웃으니
꽃만 같구나
내가 먼저 웃어야
남도 웃더라만
오늘은 너가 먼저 웃으며
인사를 하니
절로 하루가 웃음같이
밝아지는구나
너가 웃으니
하루가 웃는구나
우리네 사는 것이
매 한가지
사람이 사는 세상
다 똑같은 거
모두 아침에 만나
웃음 인사 하듯이
하루 그렇게 채워가자고
웃음으로 건너는 하루다
고맙다 휀아
이별의 강
- 강 이야기 67
1.
미안하구나
잘 하려구 서로 노력했는데
그냥
무엇 때문에 너의 얼굴에
긴장이 들고
마른 침을 서로 삼키며
경계를 하게 되었는지
서로
속 시원하게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너도
나도
영어로는 있는 속 맘을
다 이야기할 수가 없구나
걱정하지 말아라
진정으로 서로를 대하다 보면
우리 모두
말하지 않고도
通하는 때가 있으리니.
2.
나는 너를 믿었다
적어도 맘을 주고 기다리면
그래도 맘을 얻을 줄 알았다
너 또한 전문가
나 또한 책임자
처음에는 서로 잘난 마음에
나중에는 서로 보는 눈이 달랐기에
몇 날 몇 일을
내 것이 옳다고 가슴앓이를 했는지
이렇게 해도 되고 저렇게 해도 되는 일을
어쩌자고 우린 서로 애를 닳아 가면서
서로의 길로만 고집을 하고 있었더냐
순류도
역류도
격류도
정류도
결국은 바다에 가 닿는 것
떠나 보내는 나도
떠나 가야는 너도
가슴이 아프다
또 어디에서 어떻게 만날지
어찌 알겠는가?
마지막으로
손이나 한번 잡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