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란

- 오늘 한강은

by 명재신


군자란

- 오늘 한강은

무엇이더냐


너 또한 어딘가로부터 흘러 왔을 것이다

나 또한 어디서부터 시작하였을 것이다

생(生)이란 것이 무엇이간디

우리는 여기 서울에 작은 아파트에서

서로를 잊고 산듯이 살고 있었던 거냐

그래 대체

너의 발원(發源))은 어디였고

나의 시원(始原)은 어디였던 게냐

너는 어느 때 나탈(Natal) 지역에서

나는 언제 적 쓰촨성(四川省)에서 출발해서

세상을 돌고 돌아

이렇게 여기 아파트 베란다에서

무심한 수돗물을 주고 받다가

꽃대를 올려 연분홍 꽃을 준비하는 너를 두고

잠시 잠깐의 눈맞춤을 하다가

기어이 입맞춤까지 하고 있는 거냐

명(命)이란 것이 무엇이간디

무엇을 남기고자

지금을 살고 있다는 거냐


살아보니 아득한 길

거스름도 없이 흐르는 대로

시방 여기서 잠시 만나

또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더냐


인연이란 돌고 도는 것

우리는 이제 어디로 향하는 것이더냐

군자여

이 꽃 피고나면

무수의 날들로

묵언수행의 길로 흩어질 것을

가는 데까지 같이 가보자는 거냐

있는 데까지 함께 있어보자는 게냐


군자여.



가는 겨울에게

- 오늘 한강은

그렇다고 숨어지낼 수만은

없으리

솔가지 사이 훝는 시간들

아직은 칼칼하게 맵시가 살아있고

어쩔 수가 없어서

다시 방한복을 껴입고 나선 아침

햇살이 붉다.

이른 아침 산정에

까작까치 울음

그만으로도 가는 그대 뒷모습은

정갈하고

깔끔하다

강으로 시선을 옮기면

그대는

한 점으로 아직 남아 있고


나는

이곳에서 얼룩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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