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대해

봄이 의미하는 시작과 방향

by 네버마인드

#평소라면 존댓말로 시작했겠지만 이번 글은 다르게 접근하려고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누구든 자신의 이야기일 수도 생각하길 원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지난번 겨울에 이어 맞이하는 봄이다. 하지만 봄을 누군가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보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선 평소 봄과 연상되는 것들을 재구성해야 한다. 그래야 기존의 초록빛으로 가려져 있던 봄을 새로운 그림으로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완성된 그림은 근사하지도 감동적이지도 않을 테고 하물며 찌질하고 독선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써야 한다.


봄이 의미하는 시작

우리는 [시작, 여정 그리고 끝]을 단순하게 덩어리로 생각하지만, 시작은 “일정함” 혹은 “고정”과 구별되는 1퍼센트만으로도 미묘한 차이가 벌어진다. 그래서 그 시작 안에서도 차이가 쌓여 5조각 혹은 10조각으로 나누어질 수 있는데, 봄이란 시작 중에서도 첫 번째 조각이다. 그리고 이런 봄과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새싹이다.

“새싹”, 제삼자 입장에선 이 무궁무진한 세상에서 씨앗의 발아가 세상을 뒤흔들 존재가 아니란 것도, 큰 변화가 아니란 것도 안다. 봄이 오면 새싹이 트는 게 대수란 말인가? 이게 서론을 이렇게 많이 차지할 만큼의 이야기인가? 싶을 수도 있겠다. 그럼, 이제 씨앗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첫 번째, 새싹이 나기 위해선 목을 축이기에 턱없이 부족한

아주 적은 양의 수분이 흡수되면서 발아는 시작된다.


두 번째, 수분이 흡수되면, 종자 속에 있던 저장양분 분해효소가 활성화되기 시작하며

저장 양분을 분해하는 과정을 거친다.


세 번째, 종자의 배유 부분은 종자가 싹을 트고 흙을 뚫을 힘을 만들 수 있도록 영양성분을 저장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전류하고 재합성하며 새로운 생장을 위해 활발하게 활동한다.


네 번째, 수분을 머금은 종피가 부들부들해지면서 파열되고

그 유약해진 피부를 뚫고 싹이 나올 준비를 마친다.


이렇게 작은 새싹이 나기 위해선 땅 아래 수많은 고군분투와 적합한 조건이라는 게 필요하다.

그래서 봄이란 단순히 풋풋한 새내기, 희망차고 따뜻한 시작으로 치부하기엔

꽤 많은 고생이 필요한 시기이다.


첫 번째, 목을 축이기에 턱없이 부족한 아주 적은 양의 수분이 흡수되면서 발아는 시작된다.

“학교를 2015년부터 다녔는데 아직도 졸업 상태가 아니네요? 무슨 문제라도 있는 줄 알았어요”

봄이 시작됨을 알리는 경종이었다.

휴학 1년을 제외하곤 19년도까지 모든 과정을 정상적으로 수료했고 단지 취업 준비 중 학생 신분을 유지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황급히 설명하고 나서야 면접관의 날 선 눈빛을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엉망진창이던 1학년 때와 달리 4학년 땐 장학금을 받았다는 말을 덧붙이며 한층 누그러진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사실 이런 질문을 당연했고 면접관의 의심은 합리적이었다.


저 멀리서 파도들을 끌고 오는 쓰나미의 머리끝을 보며 서 있는 기분이란 이런 걸까.

당황하지 않았지만 두려웠다. 7년간 학교를 다녔단 서류상 날짜들은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으려 했던 지난날 누군가의 찌질함을 보여주는 지표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