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그배나무 Jan 17. 2022

몸을 탐색하다: 손과 발

소통을 위해 몸을 이끌다


"모든 연장은 손의 연장으로서 이 세상에 태어난다. 연장은 손의 수많은 기능들을 세분해서 극대화한다. 손은 연장을 통해 세상으로 나아간다. 모든 무기와 악기도 손과 몸의 연장으로서 이 세상에 태어난다."

손의 꿈은 무기와 악기와 연장을 통해서 세계를 개조하는 일이다. 손의 꿈은 세계를  인간의 안쪽으로 편입시키는 일이다. 신석기의 사내들뿐 아니라, 밀레니엄의 애인들에게도 손은 흔히 언어보다 위대하다.

(라면을 끓이며, 김훈/문학동네/2015)


손이 인간의 역사를 만들었다

손이 진화과정에서 원숭이와 인간을 구분되게 하였다. 

인간이 직립을 하게 됨으로써 손이 지상에서 해방되었다.

도구를 이용하게 되어 생산력을 높이고, 두뇌 진화를 앞당김으로써 동물과 격을 달리 한 진화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바야흐로 동식물을 포함한 지구 상 생명체 세계에서 만물의 영장으로 발돋움시킨 기관이다.

손이 인간의 역사를 만들어낸 것이다.



손은 세계와 직접 소통한다

손에는 생존과 소통의 흔적이 담겨 있다.

농부는 햇볕에 그을린 손에는 논과 밭에 농작물을 심은 노고가 담겨있다. 노동자는 상처 난 손의 흔적에는

우리가 사용하는 공산품을 만든 땀이 담겨있다. 손에는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생산품을 만든 이가 자연 또는 생산 기계와 소통한 흔적이 담겨 있다.


상대방에게 손 편지를 쓰느라 볼펜을 쥔 흔적이 검지 손가락에 남아 있다. 스마트폰 시대에 SNS를 하느라 휴대폰 자판기를 쉼 없이 눌러대던 흔적이 손가락 끝에 묻어난다.


현대의 소통에 가장 강력한 도구인 world wide web 즉 인터넷을 통한 소통에 손가락이 긴요하게 쓰인다.

인터넷 검색을 하고 댓글을 달고 이메일을 보낸다. 말 대신 페이스북, 카톡으로 소통할 때 긴요하게 쓰이는 기관이다. 파괴적인 쓰임도 있다. 악플 달 때 문자판을 누르느라 분주히 움직이는 것이 손가락이다. 손에 무기가 쥐어지면 상대를 해치는 역할이 이루어진다.




손의 양면성

몸통에 달려 있는 손은 자신을 위해 기여한다. 타인에게는 기여하기도 하지만 해치기도 한다.

기여하는 바를 살펴보자. 

미술가는 손으로 멋진 그림을 그린다. 음악가는 손으로 감동적인 바이올린 연주를 한다.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치면 아름다운 음악이 연주된다. 훌륭한 공예작품도 나온다.

손가락을 구부리고 주먹 쥐면 상대방을 공격하는 무기가 된다. 화살, 창, 칼을 움켜쥐면 타인의 목숨을 해치게 된다.

대만 국립 고궁박물관의 취옥백채(翠玉白菜)

인간의 손으로 빚어낸 걸작, 취옥백채이다. 자연 옥을 이용해서 여치가 앉아 있는 배추를 묘사한 것이다.




대만 국립 고궁 박물관의 다층구(多層球)

손으로 빚어낸 걸작품, 다층구이다. 상아를 깎아 공 속에 공이 있는 조각품이다. 크기가 작아지는 여러 개의 공들이 층층이 담겨 있다.



대만 국립 고궁박물관의 전시회 안내문



해치는 바를 보자.

손에 쥔 예리한 도구가 땅을 향했을 때는 소속 집단의 생존을 위한 것이었다.

이 도구가 상대를 향했을 때는 상대 집단의 피를 부르는 것이었다.

손목과 손가락 힘을 많이 쓰던 무기는 칼이다. 팔까지 사용해 주로 휘두르는 칼은 몽골의 만곡도蠻曲刀이다.

중국 변방 오랑캐에서 중국 및 아시아를 제패하고 동유럽 무적의 철갑 보병을 무지막지하게 박살시켜 명실공히 세계를 제패했다.

화약 발명 이후 조총을 비롯해 총포류 출현 이후에는 손가락 중 검지 손가락의 섬세한 감각이 요구된다.

현대전은 컴퓨터 발전과 결합돼서 클릭과 버튼 누르는 영역이 되었다.  이에 따라 현대전은 손가락만으로도 

전투에 참여 가능하게 되었다.

대만 국립박물관에 소장된 무기(후극侯戟)

대만 국립박물관에 소장된 무기인 후극(侯戟)이다. 창 끝에 꽂아 사용한 무기이다.

기다란 창으로 찌르거나 휘둘러 상대방을 살상하는 이 무기를 단단히 쥔 것은 손이다.





중국 서안 병마용갱(兵馬俑坑)의 어느 무인

중국 서안 병마용갱(兵馬俑坑)에서 출토된 무인상이다. 비어 있는 오른손에는 무기가 쥐어져 있었을 것이다.

이 손은 적군을 살상하느라 분주히 움직였을 것이다.







발은 이동이다

발이 인간을 지구의 지배자로 만들었다.

이 지점에서 저 지점으로 공간이동을 가능케 함으로써 목적의식적 이동을 통해 타인과 교류를 가능케 한 기관이다. 


미지의 세계를 인간의 영역으로 편입시킬 수 있었다.

때론 오지로, 때론 신대륙으로, 때론 달로 인간의 몸을 옮겨 놓은 기관이다.


원시시대에는 발만으로 이동했다. 절벽 사이나 바다는 발로 건너지 못했다.

배가 만들어지고 바다를 이동했고, 비행기가 만들어져 절벽 사이를 지나 먼 거리까지 이동했다.

지금은 인터넷 덕택으로 굳이 내 몸이 가지 않아도 이루어지는 일이 많게 되었다.




걸을  지구를 느낀다
걸을  내게 저항하는 힘을 느낀다 반발력 때문에 내가  걸음 나아가는 것이다.
 가지 서로 다른 힘이  몸에 작용해서 '걸음' 완성되는 것이다바로 몸이 땅을 누르는 (체중) 땅이  몸을 밀어내는 (반발력) 것이다내딛는 순간 땅바닥은  체중을 버텨낸다체중은 몸에 작용하는 중력이다지구 중심에서 몸을 끌어당기는 힘이다.

발을 내딛을  땅바닥은  체중만큼의 힘으로 밀어낸다 또한 힘이다반발력이다.
  가지 힘은 크기가 같고 진행방향이 서로 반대이다반대되는  힘이 작용해서 '걸음' 완성될  있는 것이다만약 바닥에서 밀어내는 힘이 없다면 절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예를 들어 물의 표면에 발을 내딛고 걸어보라발바닥을 받쳐주는 반발력이 거의 없기에  빠질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걸음은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몸을 이동하는 행위이다여기에서 주목할 것은얼음 위라면 걷지 않고 그대로 미끄러져   있지만  표면은 마찰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발을 번갈아 내디뎌야 한다몸의 무게중심은 골반  천골 윗부분의 앞쪽에 있다바닥으로부터 키의 58% 부위에 있기 때문에 몸이 넘어지지 않도록 여러 근육들이 지탱하고 있다.
발바닥은 키에 비해 아주 작다성인 기준으로 키와 발바닥의 비율이 대략 7:1 정도로 작다 작은 크기로 7  몸의 평형을 유지해야 한다따라서  발을 내딛기 위해 다른 발을 떼는 순간마다 몸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
 
  걸을  좌우 교대로 발을 내딛을  반대쪽 팔이 앞으로 나가는 이유는 무게중심을 잡기 의해서이다자세히 보면 한 발을 내딛으면서 몸이 기울어지는 것을 반대편 팔이 나옴으로써  전체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다만약 그렇지 못하면 한쪽으로 기울어져 쓰러질 것이다아니면 캥거루 꼬리처럼  뒤쪽 가운데 중심을 잡아 주는 꼬리가 있어야  것이다그래서 걷는 로봇을 개발하기 힘든 이유이다.
 
 





손의 기능, 발의 기능

손은 몸통 윗부분에 있다. 발은 몸통 아래 부위에 있다.

손만 있으면 이동이 힘들다. 생존에도 위협이 되지만 더 넓은 세계, 더 많은 교류를 할 수 없다.

사회적 소통이 크게 제한되는 것이다.


발로만 생활한다면 몸이 힘들다. 몸 밖의 물체를 내 몸 가까이 가져오기 힘들다.

내 몸속으로 음식을 넣을 수 있게 하는 것은 손이다. 바로 이 손이 있기에 몸이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손과 발은 따로 있지만 같이 움직여야 한다. 걸을 때 발이 주도적이다. 

손이 없으면 무게 중심을 잡기 힘들기 때문에 제대로 걷기 힘들다. 왼발이 나갈 때 오른손이 앞으로 나가줘야 균형이 잡힌다.


발은 어떠한가? 

손이 움직일 때 발이 필요하다. 물건을 들어 올릴 때 발로 지탱하지 않으면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리기가 힘들다. 두 발이 땅을 버팀목 삼아 힘을 받쳐 주기 때문에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손을 작동할 때 발이 필요하고, 발이 움직일 때 손이 필요한 운동역학적 원리가 담겨 있는 것이다.


손에 작용하는 근육은 뇌의 운동신경의 명령에 따라 작동된다.

손이 잘 작동되는 분야에 따라 누군가는 섬세한 예술가로, 누군가는 운동선수로 활동한다.

주로 펴는 근육인 신근을 사용하는 펜싱형 검은  찌르는 특징이 있으며, 유럽의 프랑스 기사들이 주로 사용했다.



발이 향하는 방향으로 손도 따라 움직인다. 손이 몸통 붙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발을 움직이려고 하는 것은 몸을 움직여 무언가 하고자 함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실행하는 주체는 팔이다.

팔을 움직이고자 할 때 눈은 팔의 방향을 응시한다. 팔과 접촉하는 대상을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져야 할지 피해야 할지 몸의 입장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발은 땅에 매어 있지만 손은 자유롭다. 손이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두 다리가 땅에 굳건히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발이 늘 땅과 마주하는 동안 최대한 손이 일을 많이 이뤄내야 한다. 그래야 발도 살고 손도 살고 몸 전체가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팔이 다리보다 가느다란 것은  보다 일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함이다. 다리가 팔보다 가느다라면 몸 전체가 불안정 해진다. 


팔과 다리가 최소의 힘으로 최대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두뇌이다. 팔과 다리에 지혜로운 명령을 내릴수록 수고로움을 줄일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은 몸에 드러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