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능 증감에 대해 벡터 vector를 이용한 분석
한방에서 가감(加减) 또는 합방의 의미
한방에서 한약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특정한 약재를 더 넣거나 빼는 것을 가감(加减)이라 한다. 아예 특정한 처방을 혼합하는 것을 합방(合方)이라 한다. 모두 처방을 효과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다.
물리학에서 벡터가 힘의 크기와 방향이라고 규정한 것을 한방의 치료효과에 적용해보자.
즉 힘의 크기를 치료의 효과가 카지는 것으로 적용한다. 힘의 방향은 예를 들어 약재 가감이 체내의 열을 높이는 온열성(溫熱性)을 높이는 방향으로 향한다든가 열을 내리게 하는 청열성(淸熱性)의 방향으로 향하게 한다든가를 뜻한다. 이 개념은 한방의 고유개념인 군신좌사(君臣佐使) 중 처방의 작용 부위로 이끌어 주는 사(使)의 개념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처방의 가감 분석에 대한 벡터 vector 적용의 실제 사례
원 처방에 약재를 가미를 했을 때 효능에 미치는 영향을 벡터 vector적 관점에서 분석해 본 치험례이다.
이 치험례에서는 가미가 잘못되었을 때 원 처방에 약재가 추가되었음에도 오히려 효과가 감소되어 버린 사례를 분석함으로써 올바른 가미/합방의 원칙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임상현장에서 효능을 높이기 위해 원 처방에 가미 또는 합방을 하게 되는데, 꼭 효능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즉 증상에 적합한 약재들이 추가되어야 효과가 증대되는 것이다.
잘못된 약재 가미/합방은 오히려 효능을 떨어 뜨리게 할 수도 있다.
치험례에서 사용된 처방 (작약감초탕에 갈근탕, 창졸산, 여신탕을 합방했음)
1) 원 처방: 작약감초탕
2) 가미/합방 처방: 작약감초탕+갈근탕+창졸산+여신탕
1. vector적 분석
1) 작약감초탕:
백작약(근육이완/진통 효과) ++
자감초(근육이완/진통효과) +
vector합: 근육이완/진통효과 +++
2) 작약감초탕 가미방:
작약감초탕+갈근탕+창졸산+여신탕
vector합: 근육이완/진통효과 +
(효능이 감소되어버림)
2. 평가: 근육이완/ 진통효과면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합방을 했으나 오히려 효과가 감소되는 방향으로 나타났다.
(즉, 합방한 결과가 진통 효과의 크기와 방향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나타나버렸다)
치험례
■용모: 50대 소양성 소음인 남성
■과정
격투기 스파링 도중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했다고 방심하는 순간, 상대편의 업어치기에 당해 목이 왼쪽으로 접힌 채 그대로 매트에 강하게 꽂혔다.
눈에 번개가 번쩍이면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였다. 탄성이 있는 매트였기에 망정이지 큰 사고가 날 뻔하였다. 정형외과 엑스레이 사진 판독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였다.
물리치료 후 20% 정도 호전됐으나 그날 밤에 차가운 음식(요구르트) 섭취 후 자는 도중에 극심한 통증으로 1시간 간격으로 깨기를 반복하였다.
■주요 증상
1. 극심한 목의 통증
목 부위 근육의 경직으로 고개를 좌우로 돌리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고개를 앞으로 숙일 수가 없다.
■부수 증상
1. 목의 경직과 통증에 따라 신체 거동에도 제약이 따른다.
2. 쉬 피로해진다.
책을 읽거나 컴퓨터 타이핑 등 고개를 숙이고 하는 작업을 오래 하기가 힘들다.
3. 차가운 음식을 먹게 되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
■참고 증상
별다른 질환이 없는 건강한 편이다.
■변증과 치법
목 부위에 대한 통증과 경직의 원인이 무엇인지 빠른 판단이 필요했다.
순간적인 충격에 따른 급격한 경직으로 경추 부위에 격심한 통증을 유발하였다.
만약 경추부위 신경손상이라면 목에서 연결된 신경망인 팔이나 척추 등에도 통증이나 저림 증세가 보일 텐데
다행히 발견되지 않았다.
증세의 변화과정을 살피면서 정형외과에 가기 전에 급한 대로 약을 써보기로 했다. 신경손상이 가지 않았다면 급작스런 충격에 따른 근육의 위축이나 혈관의 미세출혈에 따른 목 부위 통증이라고 판단하였다.
목은 중요한 뇌가 있는 머리뼈가 있는 데다 뇌에서 출발한 주요 신경 다발들이 지나가는 통로라서 다치게 되면 위험한 부위이다. 목에는 경추부위의 심부근육을 비롯해서 여러 근육이 있다. 목 부위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들인 경반극근, 두최장근, 판상근, 흉쇄유돌근이 있어서 머리뼈를 떠받치면서 고개 운동을 할 수 있게 한다.
허리 부위에는 뼈 가까이 있는 심부근육부터 중간 근육, 피부가 까이에 있는 근육들이 발달해 있지만 목 부위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근육만으로는 외부 충격으로부터 목 부위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힘들다. 따라서 격투가들 중에 던지거나 조르기를 많이 하는 그래플링 계열의 유도가나 레슬러들은 목 부위를 강화시키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다.
여기에 맞을 만한 처방을 살펴보자.
충격에 따른 어혈에 쓰이는 당귀수산, 급작스런 동작에 따른 통증에 사용되는 여신탕, 갑자기 허리를 삐었거나 엉덩방아를 찧었을 때 사용하는 창졸산도 후보 처방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
마침 작약감초탕 달여놓은 것이 있어서 2일간 복용한 다음 작약감초탕 가미방을 5일간 복용하였다.
작약감초탕은 그동안 경험에서 근육 통증 관련한 여러 증상에서 위력을 수차례 보았기에 한번 믿어 보기로 했다.
만약 효과가 없으면 작약감초탕가미방으로 효과를 비교 시험해보기로 했다.
이 작약감초탕가미방은 갈근탕, 창졸산과 여신탕의 일부를 합방하였다. 갈근탕에서는 군약인 갈근의 해기(解肌)작용과 마황의 발표(發表)작용으로 경색된 목부위 근육을 풀고자 함이고 여신탕과 창졸산은 급작스런 자세전환에 따른 통증 해소를 기대하였다.
이와 같이 근골 통증에 관계된 처방들 중 이번 증세와 가장 관련성이 높다고 여겨진 3가지를 합방한 것이다.
■투약 및 복용량
1. 자기 전에 작약감초탕 한 봉지를 복용
2. 다음날 오전, 오후에 작약감초탕 각 한 봉지씩 복용하여 증세 호전
3. 그다음 날부터 작약감초탕 가미방을 하루 2회씩 5일간 복용하였으나 오히려 증세가 더 심해지자 복용을
중단하였다.
■처방 내역
작약감초탕: 백작약 40g, 자감초 20g
작약감초탕 가미방:
갈근 100g, 마황 20g, 작약 40g, 자감초 20g, 부자 40g, 치자 20g, 숙지황 40g, 당귀 40g, 계지 20g, 현호색 40g
■경과
1.작약감초탕을 복용한 당일 밤에 자는 동안 깨었을 때 보니 목 부위가 훨씬 부드러워졌으며(60% 정도 호전) 통증이 줄었다. (70% 정도 호전)
고개를 좌우로 돌려보니 통증이 있는 부위만 부어있다는 것이 느껴지고, 다른 부위는 비교적 호전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2. 하루 더 작약감초탕을 복용하였다(하루 2회)
훨씬 더 부드러워졌다.
3.작약감초탕 가미방을 복용한 다음에는 다시 통증이 심해졌다.
■ 평가
작약감초탕은 백작약, 자감초가 들어 있어서 근육의 급격한 수축에 따른 수축이나 경련에 사용된다.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어 원활한 소통을 유도함으로써 통증이나 경련 해소에 효과적인 것이다.
백작약은 지나치게 수축되어 있는 근육의 긴장을 풀어줌으로써 통증의 원인을 해소시킨다. 실제로 백작약에는 진정, 진통작용이 있는 paeoniflorin이 함유되어 있다. 실험 연구 보고에 따르면 paeoniflorin을 감초의 FM100과 같이 사용하면 진정, 진통효과가 증가시킨다고 한다.
감초를 볶아서 만든 자감초 또한 근육의 긴장과 급격한 수축을 풀어줌으로써 통증 해소에 기여하는 것이다.
감초에도 진통 성분이 있다고 실험적으로 밝혀졌다. 특히 백작약과 자감초를 같이 사용하면 진통 진경 효과가 높아진다.
이번에 발생한 목 통증 및 경련에는 작약감초탕 원방이 작약감초탕 가미방보다 더 효과적이었다.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 처방에 가미 또는 합방을 한다고 해서 효과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것은 가미한 약재들이 원 처방의 치료방향이나 효력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결합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였다.
■ 교훈
처방에 약재가 추가된다고 해서 늘 효과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 오히려 원 처방의 효력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가미나 합방을 고려한다면 원 처방의 효과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지 잘 살펴야 한다.
도표 설명
치험례에서 보여진 작약감초탕의 근육긴장해소력은 +++ 정도였으며, 진통력도 +++ 정도로 보여졌다.
이 작약감초탕에 갈근탕,창졸산,여신탕이 합방된 처방을 복용했을 때, 오히려 근육긴장해소력은 ++로서
감소를 나타냈으며, 진통력 또한 +로 효능의 감소를 보였다.
효능을 높이기 위한 가미/합방은 결과적으로 효능의 감소를 초래하였다.
따라서 가미나 합방을 할 때는 효능의 증가가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약재나 처방이 선정되어야 하는 것을 보여준다.
아래의 애니메이션은 위 도해를 연속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누르고 기다리시면 애니메이션이 작동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