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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그배나무 Apr 13. 2023

기미(氣味)와 주치(主治),
효능(效能)의 관계

한의학에서 기미(氣味)란 약물(本草)의 성질과 맛이다. 

기미(氣味)는 기(氣)와 미(味)를 통칭한다.


기(氣)는 약물의 차고(寒) 덥고(熱) 따뜻하고(溫) 서늘한(涼) 네 가지 성질을 말한다.

미(味)는 맵고(辛) 달고(甘) 시고(酸) 쓰고(苦) 짠(鹹) 다섯 가지 맛의 기본 속성을 가리킨다.

기미(氣味)는 약물의 작용과 효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불면증에 효과 좋은 산조인(酸棗仁)을 예로 들어보자.

산조인의 효능을 나타내주는 약성가(藥性歌)이다.


원문: 酸棗味酸汗煩蠲  生能少睡炒多眠(산조미산한번견 생능소수초다면)


뜻: 산조인의 신맛이 난다. 헛땀과 가슴이 답답한 증세를 다스린다. 생으로 쓰면 잠을 적게 하고, 

     볶은 것은 잠을 오게 한다. 




산조인의 기미(氣味)와 주치(主治) 효능(效能)의 관계

산조인이 땀을 멈추게 하는 효능(斂汗)은 신 맛(酸味)의 작용이다.

본초서의 이렇게 설명한다.

산미(酸味)는 수렴하며 영혈(營血: 영기와 혈)을 보(補)하여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安神), 음기(陰氣)를 수렴(斂陰)하여 땀을 멈추게 한다(止汗).

즉, 산조인이 갖고 있는 신 맛은 수렴하는 작용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신 맛(酸味)을 지닌 본초들의 주치(主治) 효능(效能)


오매(烏梅): 烏梅溫收斂肺  止渴生津瀉痢退 (오매산온수렴폐 지갈생진사이퇴)

                오매는 맛이 시고 따뜻하며 폐기를 수렴하고, 갈증을 해소하며 진액을 생기게 하며 

                설사나 이질을 낫게 한다.   


오미자(五味子): 五味溫能止渴  久嗽虛勞金水竭 (오미산온능지갈 구수허노금수갈)

                      오미자의 맛은 시고 성질은 따뜻하다. 오래된 기침을 치료하고 허약한 증상을 낫게 하며, 

                      폐기와 신기를 보충해 준다.


산수유(山茱萸): 山茱性溫治腎虛  精髓腰膝耳鳴如 (산수성온치신허 정수요슬이명여)

                      산수유는 그 성질이 따뜻하고 신기가 약한 것을 다스린다. 정액이 새지 않게 하고

                      허리, 무릎이 약한 것을 튼튼하게 하며 귀울림을 낫게 한다.



위 본초들의 기미와 주치 효능의 관계

이 본초들은 신 맛(酸味)을 가지고 있어서 거두어들이는 효능을 가진 수삽약(收澁藥)으로 사용된다.

설사를 멈추게 하는 지사약(止瀉藥)이나 삽정축뇨지대약(澁精縮尿止帶)으로 쓰인다.

(* 삽정축뇨지대약(澁精縮尿止帶): 삽정(澁精)이라 함은 인체의 소중한 정기가 빠져나가지 않게 막아준다는 뜻이다. 축뇨(縮尿)라는 말은 소변의 힘을 응축시킨다는 뜻이다. 지대(止帶)라는 말은 대하 등의 분비물을 막아준다는 뜻이다.)


즉 신 맛(酸味)은 수렴하는 성질이 있어서 체액인 소변, 대변의 물기, 눈물, 콧물, 땀을 거두어들이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수삽을 생리학적으로 분석해 보면 혈관 내로 조직사이의 체액을 거두어들이는 것이다.

혈관 내로 흡수하는 힘은 삼투압(osmotic pressure)이고 이것을 높이는 것은 단백질인 알부민과

Na+이다. 이렇게 보았을 때 수삽의 효능은 혈관 내 삼투압을 높이는 물질(단백질이나 Na+)의 농도를

높이는 것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본다.


참고로, 보기약으로 쓰이는 본초의 감미제(단 맛)는 혹시 glucose와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닐까?

glucose는 에너지를 내는 원천이라는 면에서 보기약과 통하며, 단 맛이 난다는 것과 관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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