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본인이 대학강의를 하면서 다룬 처방을 일반인이 알기 쉽도록 대화체로 구성한 것입니다. 처방에 대한 이해를 심층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 향갈탕(香葛湯)의 치료 범위: 몸살감기, 감기두통, 인통, 오한, 콧물, 재채기, 알레르기성 비염
교수님: 오늘은 감기에 좋은 한약 처방 중 하나인 향갈탕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학생: 향갈탕이요? 이름이 좀 낯선데요. 어떤 감기에 쓰는 처방인가요?
교수님: 향갈탕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몸살 감기’에 잘 듣는 처방이에요. 전신이 쑤시고, 관절이 아프고, 오한과 발열이 함께 오는 경우죠. 또 기침이나 콧물, 목이 아픈 호흡기 증상이 섞여 있는 혼합형 감기에도 좋아요.
학생: 몸살 감기면 열도 나고 근육통도 심하잖아요. 그럴 땐 마황 들어간 약을 쓰지 않나요?
교수님: 아주 좋은 질문이에요. 마황이 들어간 십신탕(十神湯) 같은 처방은 표실증(表實證)이 강할 때 써요. 하지만 향갈탕은 그보다 표실증이 심하지 않을 때, 특히 소화력이 약한 태음인에게 더 적합하죠.
학생: 아, 그러니까 몸살 감기인데 소화도 안 되고, 체력이 중간 이상인 태음인한테 잘 맞는군요.
교수님: 맞아요. 특히 기육이 두껍고 체격이 좋은 태음인에게 잘 맞고요. 반대로 근육이 연약하고 피부가 얇은 사람한테 쓰면 오히려 기운이 빠질 수 있어요.
학생: 감기 증상은 다 비슷해 보이는데 왜 사람마다 처방이 달라야 하나요?
교수님: 감기는 주로 찬 공기나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지만, 같은 원인이라도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어떤 사람은 열이 많이 나고, 어떤 사람은 몸이 쑤시거나 기침만 심할 수도 있죠. 그건 개인의 체질이나 상태에 따라 병의 진행 양상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학생: 향갈탕은 궁지향소산(芎芷香蘇散)에 승마갈근탕(升麻葛根湯)을 합한 거라고 들었어요. 그 조합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교수님: 궁지향소산은 외부 감염으로 생긴 두통이나 신체통, 소화기 장애에 쓰이고요. 승마갈근탕은 땀을 잘 못 흘리면서 열이 나는 감기나 피부병에 써요. 그래서 두 처방이 합쳐진 향갈탕은 소화가 약간 약하면서, 근육이 단단한 사람의 몸살 감기에 잘 맞는 거죠.
학생: 단순히 감기에 무조건 향갈탕을 쓰는 게 아니라, 체질이나 증상을 잘 보고 써야겠네요.
교수님: 정답이에요.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환자의 체질이나 증상의 특징에 맞춰 약재를 빼거나 추가하는 묘미가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