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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심연자음: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잠을 못이룰 때

by 아그배나무


아래는 본인이 대학강의를 하면서 다룬 처방을 일반인이 알기 쉽도록 대화체로 구성한 것입니다. 처방에 대한 이해를 심층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 청심연자음의 치료 범위: 가슴두근거림, 불면, 불안증, 신경쇠약, 번갈, 소변적삽


교수와 대학생의 대화: "청심연자음, 왜 잠 못 드는 데 효과 있을까?"


학생: 교수님, 어제 잠을 제대로 못 잤어요. 자려고 누우면 자꾸 가슴이 두근거려서요. 혹시 한방에서는 이런 증상에 어떤 처방을 쓰나요?


교수: 아, 그거라면 청심연자음(淸心蓮子飮)이 딱이네. 이 처방은 심장이 항진되어 정신이 안정되지 못하고, 그로 인해 불면과 두근거림이 생기는 경우에 아주 효과적이야.


학생: 심장이 항진된다는 건 심장이 너무 빨리 뛰는 거죠? 왜 그런 일이 일어나요?


교수: 좋은 질문이야. 이건 일시적으로 기능이 과도하게 활성화됐기 때문인데, 주로 습담(濕痰)이 있는 체질에서 이런 일이 잘 생겨. 에너지가 부족한데도 인체는 뭔가를 하려고 애쓰다 보면 필요 이상으로 열을 만들어내게 되지. 그 열이 쌓이면 몸 곳곳이 충혈되고,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돼.


학생: 그럼 충혈되면 어디가 문제예요?


교수: 예를 들어, 비뇨기 쪽 점막이 충혈되면 소변이 잘 안 나올 수 있고, 잦은 배뇨나 여성의 경우 질염 같은 것도 생길 수 있어. 구강에 열이 쌓이면 구내염, 체액이 줄어들면 입이 마르고 몸이 번조해지고, 심장기능이 항진되면 정충(가슴 두근거림)과 불안이 더 심해지지.


학생: 아, 그럼 청심연자음은 이 모든 걸 다 다스릴 수 있는 처방인가요?


교수: 그렇지. 약재 구성을 보자면, 군약인 연자(蓮子, 연꽃씨)는 수렴작용이 있어서 심장기능이 너무 흥분된 걸 진정시켜서 정신을 안정시켜줘. 동시에 설사를 멎게 하고 유정을 치료하기도 하지.


학생: 그 외에는 어떤 약재들이 들어 있어요?


교수: 인삼, 황기, 복령, 감초는 기운을 보충해주는 약이고, 황금, 맥문동, 지골피는 열을 식히고 체액을 보충해줘. 복령과 차전자는 소변이 잘 나가게 해서 충혈된 점막을 회복시켜 주지.


학생: 오! 그럼 청심연자음은 열도 내려주고, 정신도 안정시켜주고, 이뇨작용까지 해서 몸을 전체적으로 조절해주는 거네요?


교수: 정확해. 특히 지골피는 폐열과 혈열을 내려줄 뿐만 아니라, 혈압을 낮추고, 해열, 혈당 강하 작용도 있어서 굉장히 유용하지.


학생: 한 가지 처방으로 이렇게 여러 증상을 다 다스릴 수 있다니 신기하네요. 열 때문에 두근거림이나 입마름, 소변 이상 같은 증상이 있을 때 정말 좋은 처방이네요.


교수: 맞아. 한약은 증상 하나만 보는 게 아니라 몸 전체의 상태를 파악해서 균형을 맞춰주는 방식이니까, 특히 이런 기능 항진 + 열성 증상에는 아주 효과적인 게 많지.


약을 지어줄 때는 환자의 체질이나 증상의 특징을 살펴서 청심연자음의 기본처방에 특정 약재를 넣거나 빼는 테크닉이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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