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피가로의 ‘편지 2 중창(Che Soave Zeffiretto)’
영화 <쇼생크의 탈출>에 소개된 노래로도 유명해진 곡이다.
내용을 보자.
주인공인 듀프레인이 교도소장 방에서 한 장의 음반을 발견하고 확성기를 통해 교도소 전체 수감자가 듣도록 한다. 이 사건으로 듀프레인은 독방에 갇히게 된다. 며칠 뒤 돌아온 듀프레인이 말한다. "내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는 있어도 내 머릿속에 있는 것은 빼앗아 가지 못한다. 그것이 음악이다. 나는 언제든지 내 머릿속에 있는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영화 <쇼생크의 탈출>에서 감옥의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는 오페라 아리아의 아름다운 선율.
수감자들에게 폐쇄된 공간에서 잠시나마 감옥 담장 너머에 있는 자유로운 세상을 느껴보도록 한 것이다.
위대한 음악의 힘을 보여준 것이다.
원래 제목은 '저녁 바람은 부드럽게 불고(Che Soave Zeffiretto)'이다.
오페라 3막에서 알마비바 백작의 부인 로진과 시녀인 수잔나가 바람둥이 백작을 골려주기 위해서 편지를 쓰는 장면에 나오기에 '편지의 2중창'이라는 제목으로 더 알려져 있다. 하녀에게 응큼한 마음을 먹은 백작을 골려주기 위해 백작부인과 하녀가 거짓으로 편지를 쓴다.
두 소프라노의 높은음이면서도 아름다운 미성이 부드럽게 넘어가는 노래가 감미롭다. 두 소프라노의 화음이 잘 어울린다. 절묘하다.
화창한 봄날에 들어보라.
마음의 들떠올라 구름을 타는 느낌이다. 새 장에 갇혔던 새들이 힘차게 날아오르면서 자유가 이런것일까?
내가 이 노래를 들었던 그 때, 연구생활로 압박감에 눌려 있던 때였다.
우연히 듣게 된 이 노래.
제목도 내용도 몰랐지만 곱고 부드러운 소프라노의 미성美聲이 너무 좋았다.
특히 높고 낮은음 처리는 백미였다.
마치 파도가 솟구쳤다가 내리 꽂히면서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내려갔다. 감상하는 내 몸은 편안하게 앉아 있지만, 마음은 가락을 타고 요동칠 듯하다가 요람 속으로 부드럽게 돌아오는 느낌이었다.
이 노래의 느낌은 솔베이지의 노래(Solvejg's Lied /아름다운 소녀 솔베이지와 가난한 농부 페르퀸트의 애틋한 사랑의 노래)를 들을 때와 비슷하다.
소프라노 솔로 독창이 압권이다. 고음을 듣다가 감정이입이 되면 마치 청룡열차 타고 올라가다 서서히 정점에 이를 즈음 불안해진다.
하지만 피가로의 '편지 2 중창'이나 솔베이지의 노래는 정점에서도 편안하다. 갑자기 떨구어지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든다. 그 믿음 그대로 정점에서 아래로 부드럽게 내려가는 안정감이 든다.
음악을 감상하는 동안 내 몸은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으나 마음은 연주에 맡겨 둔다. 감상하는 마음은 멜로디를 타고 오르내린다.
소프라노의 부드럽고 감미로운 목소리는 초봄의 따스한 봄바람과 청아함을 느끼게 한다.
후련하다.
속이 시원해진다.
답답한 가슴이 풀리는 느낌이다.
카타르시스인가 보다.
백작 부인과 하녀로 등장한 두 배우는 모두 소프라노이다. 대화처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부르는 열창이다. 들으면 들을수록 푹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목소리엔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힘이 담겨 있다.
때론 부드럽게 흘러가다 때론 힘차게 뻗쳐간다.
그 오묘한 리듬감 때문인지 마음속 깊이 촉촉이 스며들어와 감미롭게 헤집는다.
그래서인지 소프라노의 높은음인데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마음의 방벽을 무장해제시켜버리는 가락. 어느 새 내 마음을 주물럭주물럭 거린다.
편안하다.
소프라노의 절묘한 하모니도 좋다.
목관악기와 현악기의 주고받는 듯한 배경음악이 소프라노의 감미로움과 기막히게 어울려 감칠맛을 높여준다.
‘오페라 유령 The Phantom Of The Opera’ - Theme Song (타이틀 곡)
흉측한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채 지하에 숨어 사는 음악 천재 팬텀.
그 덕분에 무명의 코러스 걸에서 프리마돈나가 된 크리스틴, 크리스틴의 약혼자 라울.
관객들은 19세기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들의 사랑이야기에 빠져 들었다.
수백 벌에 이르는 화려한 의상
객석 위로 수직 상승하는 1t에 가까운 대형 샹들리에
촛불 사이로 배가 미끄러지듯 흘러가도록 하는 특수 효과
스펙터클한 가면무도회…
오페라 유령은 파리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서 얼굴을 가리고 숨어 사는 팬텀과 프리마돈나 크리스틴을 둘러싼 미스터리 한 사건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샹들리에가 무대 위에서 객석으로 떨어지는 장면이 압권인 '오페라 유령'
특히 남자 주인공인 유령, 팬텀이 여주인공과 지하동굴로 들어가면서 부르는 노래.
압권이다.
심장이 팡팡 뛴다.
서서히 고조되는 여주인공의 노랫소리로 심장은 고동친다. 이어지는 유령 팬텀의 박력 넘치는 고음은 청룡열차를 탄 기분이 되게 한다.
팬텀의 고음은 마치 광풍이 휘몰아쳐 오는 듯하다. 가면 속에서 터져 나오는 압도하는 목소리.
귀에 쩌렁쩌렁하다가 이내 심장을 박동치게 한다.
노래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여주인공 크리스틴의 고음처리이다.
서서히 고조되며 올라가는 고음이 마지막 부분에서는 강하게 터져 나온다.
가슴이 시원해지는 사이다 맛이랄까.
이런 고음은 피가로의 '편지 2 중창'의 곱고 부드러운 고음과 전혀 다르다.
피가로의 노래는 고음일지라도 심장을 한껏 들어 올렸다가 부드럽게 감싸는 느낌이다.
마치 요람에 담겨 하늘 높이 올랐다가 내려가지만 봄바람 타듯이 내려가는 느낌이다.
편안하다.
안온하다.
노래를 다 듣고 나서 뭔가 가슴 깊이 차오르는 뿌듯함.
행복감이 든다.
달콤한 초콜릿을 삼키는 느낌이다.
푸치니의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 O Mio Babbino Caro' 또한 그러하다.
애절한 노래의 절정에서 가늘게 떨면서 나오는 고음처리가 마치 외줄 타기를 아슬아슬하게 하다가 무사히 내려온 느낌이다.
몸이 공중이 떠 있다가 안전하게 푹신한 소파에 무사히 내려앉는다.
이내 가슴으로 부드러운 물결이 퍼져간다.
반면, 오페라의 유령의 이 노래는 가슴을 찌르듯이 파고들다가 끝내 터져 나가게 하는 날카로운 고음이다.
마치 절벽으로 쫓겨가다 튕겨져 수직으로 떨어지는 낙하 감이랄까. 불안하지만 강렬하게 꽂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