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짓에도 아름다운 리듬이 담겨있다
몸짓은 선으로 나타난다.
직선의 뼈대들이 구부러졌다 펴지는 반복의 궤적이 선이다. 뼈대들은 관절로 연결되어 있고, 근육에 의해 움직여진다. 구부러졌다 펴지게 하는 근육은 굴근(잡아당기는 근육)이 주동한다.
몸짓에는 리듬이 있다.
몸짓은 선으로 이어지며 리듬을 담고 있다. 리듬을 담은 몸짓은 아름다움이 있으며 자연스럽다.
아름다운 몸짓은 예술로 승화된다.
아름다운 몸짓은 행위자나 감상자에게 기쁨을 준다
그뿐인가?
몸안의 순환이 잘 이루어지게 한다. 기분, 즉 기의 분배나 혈액의 순환이 잘 되기에 행위자의 기분이 좋아진다. 감상하는 사람도 행위자(무용가)의 몸짓을 바라보며 뇌 속이 공명한다. 그도 같은 뇌 속에서 같은 몸짓이 일어난다. 아름다운 몸짓을 바라보아도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다.
살아 있는 것에는 움직임이 있다.
움직임에는 소리가 발생한다.
소리에는 불규칙한 리듬도 있으나 규칙적인 리듬도 있다.
규칙적인 리듬은 몸을 편안하게 한다.
소리가 음악이 되는 것이다.
움직임과 예술
움직임은 팔다리가 몸통에서 멀어졌다가 돌아오는 것이다. 걷는다는 것은 팔이 몸통에서 앞뒤로 갔다가 돌아오며, 다리도 몸통 앞쪽으로 갔다가 되돌아오는 것이다. 걸음은 몸통을 기준으로 팔과 다리의 리드미컬한 순환이다.
몸짓에 아름다움이 깃들여 있다면?
무용이 된다.
움직임에는 움직이는 주체의 형태와 색깔이 있다.
아름다움이 깃들여 있다면?
그림이 된다.
움직임에는 리듬이 담겨 있다.
움직이면 소리가 난다.
달리 보면 소리를 통해 움직임을 알아볼 수도 있는 것이다.
세상에는 온갖 소리가 있다.
소리 예술은 음악으로, 움직이는 예술은 무용으로 나타난다.
음악과 무용 모두 결국은 인간의 감성판을 울린다.
색채는 보이는 것이지만 파형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빨주노초파남보 색깔은 가시광선의 파장대로 나타난다.
소리와 색깔은 파장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공통성이 있다.
음악과 미술이 예술적 감동을 줌으로써 신명을 일으킨다는 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동양 고전 주역에서는 소리를 본다(觀)고 한다.
풍지관괘가 그렇다. 땅(地) 위에 바람(風)이 불면 모든 것이 움직인다. 움직이면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를 알아차리는 것을 '본다(觀)'라고 하는 것이다. 소리에 담긴 뜻을 보고 알아차리라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보고 중생구제를 하는 관세음(觀世音) 보살의 의미를 담은 것이 풍지관괘인 것이다.
움직임은 과학이 담긴 율동이다
움직임은 해부학적으로 보면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율동이다.
그 율동에 따라 뼈대가 당겨졌다 펴졌다한다. 물리학적으로 보면 몸을 땅의 방향으로 잡아당기는 중력과 이에 맞서 중심을 잡는 힘의 집중과 분산의 파노라마이다. 운동역학적으로 보면 몸의 중심을 잡기 위해 팔과 다리가 몸통을 중심으로 다가왔다 멀어졌다 하는 것이다. 분자생물학적으로 보면 액틴과 미오신의 미끄러짐과 당김의 율동이다. (액틴과 미오신은 근육 수축과 이완에 관계된 근육 단백질이다.)
세포생물학적으로 보면 근육이 움직일 수 있도록 에너지 화폐인 ATP를 공급받고 소모하는 순환의 연속이다.
ATP는 산소와 만나서 소모돼서 근육의 힘을 발생시킨다.
근육의 움직임에는 오므렸다 펴는 리듬이 있다.
이 리듬에 따라 몸이 살아 있게 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근육의 움직임은 서로 반대되는 성질인 잡아당기는 굴근과屈筋 펴는 신근伸筋이 협력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고로 한쪽 근육을 다치게 되면 제대로 된 동작이 나오기 힘든 이유가 있는 것이다.
손가락을 구부릴 때 손바닥 쪽의 굴근이 잡아당기고 손가락 바깥쪽의 근육이 펴진다. 반대로 손가락을 펼 때는 손가락 바깥쪽의 근육이 수축되고 손바닥 쪽의 근육은 펴진다. 모든 근육의 움직임은 결국 '근육의 수축'으로 수렴되는 것이다.
몸은 '움직임'이다
움직인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이다.
'죽음'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살기 위해 먹지만 움직이기 때문에 살 수가 있다.
입과 혀가 움직이기에 음식물이 몸으로 들어간다. 위장이 움직이고 소장이 움직이기에 음식물은 내 몸속 세포로 갈 수 있도록 잘게 요리되는 것이다. 혈액은 심장근육이 자맥질하기에 동맥으로 뿜어져 나간다. 혈액이 심장에서 멀리 떨어진 발에서 위쪽으로 올라오기 위해서는 정맥 혈관의 자맥질 덕분에 가능하다.
몸에서 움직임을 만드는 것은 근육 덕택이다.
심장도 근육에 의해 움직이지만 혈관도 근육의 힘으로 움직인다. 공기가 몸속으로 들어가는 것도 근육의 움직임으로 갈비뼈와 횡격막의 수축과 이완이 되기에 가능하다. 어디 그뿐인가? 콧속으로 공기가 들어갈 때도 콧방울 두 개가 벌어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코끝과 콧방울 중앙에 있는 조그마한 인대가 상하로 있어서 수직과 수평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생명의 자맥질
몸이 살아 있음은 숨 쉬는 것과 먹거리가 들어오고 나가는 것이다.
가슴이 오므렸다 펴지면서 숨이 들어왔다가 나간다. 위장 근육이 주물주물 오므렸다 펴지면서 음식물이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콧구멍이 벌어졌다 오므려지면서 몸밖 공기가 몸안 쪽으로 슈욱 슈욱 들어간다.
목울대가 올라갔다가 내려가면서 입속 음식물이 위장 쪽으로 주욱 주욱 내려간다. 항문의 괄약근이 오므렸다 펴지는 리듬에 따라 대변으로 바뀐 음식찌꺼기가 몸 밖으로 쑤욱 쑤욱 빠져나간다.
근육이 오므려졌다가 펴졌다가 하는 리듬에 맞춰 내 몸속은 순환한다.
한 순간순간이 모여 수명으로 이어진다. 몸 구석구석의 리듬이 엉키는 순간 몸은 탈이 나는 것이다. 크고 작은 리듬들이 서로 어울렸을 때 몸 곳곳의 흐름은 음악이 된다. 건강한 얼굴은 화색이 도드라진 명화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