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60에서 먼저 최전방에서 달려드는 적군을 향해 사격이 진행됐다. 동시에 K2 저격수들이 적의 우두머리 격인 듯한 왜군들에 조준 사격이 이어졌다. 화기 분대의 박격포도 적의 본진으로 포탄 세례를 퍼부었다.
하지만, 가급적 총탄과 포탄을 아껴야 한다. 모든 화기 사용은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는 것을 부대원들은 알고 있었다.
목적은 적을 겁박하여 공격을 지연시키는 것이다. 그 사이 요청한 구원군이 도착하고 갑작스러운 적의 대규모 경고에 놀란 군민들이 재정비할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왜군의 공격이 끝났다. 왜군은 놀랍고 가공할 현대 무기에 압도되어 어찌할 바를 모르고, 5백여 미터 후퇴한 채 진을 치고 있었다. 왜군에게 뼈 아픈 또 하나의 것은 용감한 장수 다카하시 시부로를 잃었다는 것이다. 그의 뒤쪽 두개골은 거의 사라지고 없었다. K2 소총의 조준 사격은 그의 생명과 함께 전체 군사들의 사기를 앗아갔다.
왜군은 이 천군에 대항해 어떻게 싸워야 할지를 몰랐다. 천둥소리를 내는 조총 같은 것과 어디서 날아 떨어지는지 모르는 엄청난 위력의 박격포탄 공격 앞에 많은 희생자를 낸 것은 물론이고 진지 내의 모든 이가 공포에 질려 있었다.
조선 군민의 피해는 사망자 3명. 부상 7명. 첫 번째 적의 침공으로부터 성을 지켜냈고 비교적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 성 밖에는 왜군의 가득한 시체들, 그것도 사지가 절단되고 찢긴 몸 뚱아리들이 무수히 널 부려져 있었다.
성안은 모두 이 가공할 천군을 환호하며 열광하고 있었다. 벽돌장을 들고 지붕에 올랐던 부녀들. 납과 부엌칼을 들고뛰어 나왔던 농부와 어부들. 1만 3천여 명으로 몰려들었던 왜군에 죽을 각오로 싸우려 했던 군사, 남녀노소 성민 모두 합쳐 불과 2천여 명에 불과했던 그들에게 2중대는 하늘이 보내신 신군이요 천군이었다.
그러나 전투는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