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연수 Aug 19. 2022

마감 6일 전, 500%를 겨우(?) 넘긴 소감입니다

(15)책 출간: 감리를 앞두고 펀딩 마감 6일 전의 소감

지난 편

https://brunch.co.kr/@f635a2b84449453/128





안녕하세요. 리나입니다.


이제 펀딩이 6일 밖에 안 남았습니다. 새로운 펀딩들이 슥슥 나오고 있고, 제 펀딩은 구닥다리가 된 느낌입니다(물밀듯이 쏟아지는 신인 아이돌들에게 치이는 옛날 아이돌 같은 느낌일까요?? ㅎㅎ) 홍보보단 감리 날짜도 정해졌으니, 인쇄물 제작과 배송 문제에 더 신경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펀딩도 막바지겠다, 새로이 근황을 전하고 펀딩하면서 느낀 소감을 기록하고자 돌아왔습니다.





10월 달부터 6개월 간 진행한 번역...이게 끝이 아니었다


저는 작년 10월, 그러니까 작년 브런치북 대상 프로젝트가 끝난 직후부터 원서의 번역을 진행했습니다. 출판사에서 근무하고, 아카데미를 수료한 뒤  수 년간 계속 번역공부를 했지만, 한 권의 단행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번역하는 작업은 처음이라...잘 될지 안 될지 고민도 했습니다. 중간중간 다른 번역가 선생님들이나 감수자 분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6개월 간의 작업을 거쳐 탈고했지만, 교정교열도 해야 했죠. 1교, 2교, 3교....까지 거쳤습니다. 이 때도 다른 작가님들과 가족들에게 읽어달라고, 어색한 부분이 있는지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전 깨달았죠. 1인 출판이어도 모든 걸 혼자 할 수 없다는 사실을요. 순전히 저를 위해 도와주셨기에, 고맙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했습니다. 



디자인이 끝나면 펀딩의 절반이 끝난 거다


번역이 끝난 후, 표지디자인을 해 주실 디자이너를 구해야 했습니다. 텀블벅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려면 목업(만들지 않을 책을 실물로 보이게 하는 기능, 아래의 사진처럼)이 필요했으니까요. 그래서 크몽에서 디자이너들의 포트폴리오와 가격대를 보고 제 작품의 분위기를 잘 살려주실 디자이너 님을 구했습니다. 근대 유럽풍 소재이니, 로판 분위기가 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예쁘기도 해야 하고요. 


<헨리에타 마리아: 혁명을 삼킨 불굴의 왕비> 목업입니다. 유포 및 재배포 금지



목업 보니까, 제가 원하는 분위기를 잘 살려주셨어요. 지금 펀딩 달성률이 500%를 넘겼는데, 아마 목업의 힘도 컸던 것 같아요.

(사실 가족들과 지인 분들, 아는 이웃 작가님들과 트친, 인친분들의 도움이 제일 컸답니다..ㅠㅠㅠ )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디자이너 분께 목차와 소표지, 엽서, 책갈피의 디자인도 맡겼습니다. 



홍보가 참 어렵습니다


실수로 버튼을 잘못 누른 바람에, 공개예정을 못하고 펀딩을 시작했습니다. 급하게 아는 분들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홍보해달라, 후원해달라고 하면서요. 다행히 목표 금액을 80만원으로 잡아서 그런지, 하루만에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폭이 완만해지더니 8일차부터는 정체 기미를 보였습니다. 그래도 조금조금씩 올랐는데, 사람의 욕심이란 게 끝이 없어요. 후원액이 0원일 때도 있었는데 그때는 자존감이 꺾였어요. 예상 목표액보다 훨씬 더 큰 금액이 모였는데 말이죠. 가끔 인스타랑 페북 광고를 돌렸는데(계산해보니 총 13일이네요), 그때 상승폭이 좀 커지긴 했죠. 다만 그만큼 금액이 광고비로 빠져나간다는 게 함정....


중간중간 상승폭이 클 때가 있었어요. 맘 좋으신 후원자분들이 통 크게 후원해주신 덕이에요.

 


될 놈은 되고 안 될 놈은 안 된다?


펀딩을 하기 전, 카페에서 다른 작가님들이나 대표님들이 펀딩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때 어떤 분이 하셨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어떤 건 컨텐츠만 좋아도 저절로 되는데 어떤 건 아무리 홍보해도 안 된다.' 사실, 텀블벅 프로젝트를 둘러 보면 빈부격차(?)가 어느 정도인지 대략 알 수 있습니다. 어떤 건 수천에서 수억을 벌어들이는데, 어떤 건 10만원도 채 모으지 못해요. sns의 팔로워가 몇 명인지 상관 없이요. 궁금했습니다. 어쩌면 '될 놈'은 이미 심사를 진행할 때 정해지는 게 아닐까?? 그럼 어떻게 해야 될 놈이 될까요??


제 주관적인 생각이긴 합니다만, 텀블벅에서 인기 있는 소재는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소재'인 것 같습니다. 유명 웹툰이나 웹소설을 제외하면, 대부분 창작자들은 자금 부족에 시달립니다. 그래서 자금을 조금이라도 후원받고자 펀딩을 진행합니다. 하지만 후원자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시중 서점의 책은 하루 이틀이면 배송되지만, 텀블벅의 책은 짧으면 몇 주, 길면 몇 달 이상을 기다려야 합니다.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책이니까요. 그래서 후원자들에게 틈틈이 작품의 근황을 공개해야 하죠. 아마 후원자들은 시중에서 쉽게 보지 못하는, 보다 실험적인 작품을 원하지 않을까 해요. 창작자만의 개성 있는 작품을요. <1페이지 마케팅 플랜>에서 봤는데, 자신의 작품이 얼마나 개성있는지 알려면 출판사나 작가의 이름을 가려도 이 작품이 누구의 작품인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해요. 물론...유명한 작가가 아닌 이상 바로 누구인지 맞추기는 어렵겠지만 출판사나 작가마다 고유의 개성이 있으니까요. 아마 고유의 개성을 살리는 작품을 런칭하면 텀블벅 후원자들이 알아주는 것 같습니다(근데 제 작품이 얼마나 개성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ㅎㅎ 아직 처음이라 그런가...).



깜짝 선물의 효과(?)


텀블벅은 예상 외로 많은 후원자 분들이 후원해 주셨지만, 깜짝 선물의 효과는 크지 않았어요. 총 7명이 C세트(책 3권, 엽서 3세트)를 후원했는데 친척분들과 아버지의 지인 분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어제 깜짝 선물을 공개했는데 이것 때문에 다른 후원자분들에게 상처를 주는 건 아닌가...걱정도 되고 죄송스럽기도 하고요. 다음 번에는 2권 짜리에 스티커 세트를 집어 넣든가(얼리버드 버전으로...), 아니면 스티커를 아예 제하고 작품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이제 남은 일은... 


이번주 화요일에 검판용 파일을 받은 뒤, 검토했습니다. 기존 파일과 달라진 게 없는지, 글자가 깨진 게 없는지 확인했죠. 보고 괜찮아서 ok하니 제작에 들어갔고 감리 날짜를 잡았습니다(다만, 옵셋과 인디고는 인쇄 방식이 달라서 색깔이 약간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을 들었습니다). 가제본의 퀼이 좋으니 본판도 그 정도로 나와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ㅎㅎ 배본사는 제가 진행하는 인쇄소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하려고 해요. 제작 완료되고 후원자들의 배송지를 취합하면, 본격적인 견적을 받을 거예요. 제작이 완료되면 배송이 시작될텐데 추석 전에 배송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직 끝나지 않은 펀딩 주소 올려놓고 퇴장하겠습니다 :)


https://tumblbug.com/queenhenriettamaria


다음 주에는 감리하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매거진의 이전글 사업자등록증 신청부터 가제본을 받기까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