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지나서 스승의 날을 돌아보다
다산 선생님께서는 나에게 문사(文史)를 닦도록 권하였는데, 나는 머뭇머뭇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저는 세 가지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로 둔하고, 둘째로 막혀 있고, 셋째로 미욱합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선생님께서 이르시기를 “공부하는 자에게 큰 병통이 세 가지 있는데 너는 하나도 해당되는 것이 없구나. 첫째 외우기를 빨리하면 그 폐단은 소홀한 데 있으며, 둘째 글짓기에 빠르면 그 폐단은 부실한 데 있고, 이해를 빨리하면 그 폐단은 거친 데 있게 된다. 무릇 둔하면서 파고드는 자는 그 구멍이 넓어지며, 막혔다가 소통이 되면 그 흐름이 툭 트이고, 미욱한 것을 닦아 내면 그 빛이 윤택하게 되는 법이다. 파는 것을 어떻게 하느냐? 부지런하면 되고, 소통은 어떻게 하느냐? 부지런하면 되고, 닦기는 어떻게 하느냐? 역시 부지런하면 된다. 이 부지런함을 어떻게 다할 수 있느냐? ‘마음가짐을 확고히 하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스승과 제자, 그 만남의 소중함 (살아있는 고전문학 교과서, 2011. 4. 19., 권순긍, 신동흔, 이형대, 정출헌, 조현설, 진재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