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경쟁력의 시작점
스무 살.
두 명의 친구와 함께 동반 입대를 했다.
"고생도 같이 하는 게 낫지 않겠냐"
그 단순한 생각 하나로, 우리는 같은 부대로 자대 배치를 받았다.
연고도 없는 강릉에서 25개월을 함께 보냈다.
시간이 지나 군 생활에 여유가 생길 때쯤,
그중 한 친구가 갑자기 블로그를 만들겠다고 했다.
심지어 광고 대행업을 해보겠다고 선언했다.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광고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관련된 경험도 하나 없던 친구였으니까.
무모한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전역하자마자 책을 파고들더니,
몇 년 뒤에는 광고 대행사를 차렸다.
지금은 서울과 수도권에 사무실로 여럿 운영 중이다.
어느 날, 친구와 소주 한잔 기울이며 물어봤다.
"근데 너, 왜 갑자기 뜬금없이 브랜딩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거야?
그 친구의 대답은 짧고 간단했다.
"이 걸로 먹고사는 친구가 있었거든, 근데 이해가 안 가더라고"
그 말이 묘하게 오래 남았다.
유튜브 영상에서 우연히
'어떤 기준으로 직업을 선택해야 하나요'
'어떤 기준으로 회사를 선택해야 하나요'
라는 질문에 답을 하는 영상을 봤다.
내가 내린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을 고르는 것.
어릴 때는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PC방으로 매일 출근을 했다.
같은 게임도 하고, 웃고 떠들던 시절이었다.
문제는, 나는 아무리 게임을 해도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정말 아무리 시간을 써도, 게임에 대한 감도 소질도 없었다.
만약 그 상태로 게임을 직업으로 삼았다면
지금쯤 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다녔을 것이다.
"제가 이만큼 게임을 잘해요, 제 실력 한 번만 봐주세요."
-
적성이라는 건,
결국 남들과 비슷한 출발선에서 시작했는데
'왜 얘네들은 이 정도밖에 못하지?'
라는 그 질문이 들 때 비로소 발견하게 된다.
그 순간이 내가 가진 경쟁력의 시작점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적성에 맞는지 모르겠다면,
주변을 한번 둘러보자.
그 분야도 적당히 먹고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도대체 이걸로 어떻게 먹고살지?"
이해가 안 간다면, 그건 내가 시작할 이유다.
적성은 타고나는 게 아니다.
적성은, 내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