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27일부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는 한국에서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국내에서 책정되는 과도한 망 사용료가 그 까닭인데, '트위치 코리아'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망 사용료가 10배나 비싸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국내 통신사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이것은 기업들 간의 전쟁이었다.
트위치는 망 사용료 지급을 줄이기 위해 예상보다 적은 매출 금액을 알려주었고, 국내 통신사는 회의를 통해 해외 플랫폼 망 사용료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결국 트위치는 이러한 망 사용료를 줄이기 위해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720P의 화질 제한을 규제하는 등 제한적인 방법을 펼쳤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과도한 망 사용료로 인해 결국 철수가 예정되었다.
우선 해외 플랫폼이 국내에 오픈되어 돈이 되지 않는다면 떠나는 것은 당연하다.
트위치 코리아의 철수 소식에 통신사는 급작스레 재고해 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처럼 얘기했지만 그것은 당연히 아쉬움을 빙자한 표면적인 발언이며, 결국 트위치로 방송을 즐겨보던 사람들은 다음 행선지를 찾기 위해 저울질을 하고 있다.
이에 네이버의 '치지직'과 새롭게 바뀌는 '숲TV'(아프리카TV)의 격돌이 예상된다.
그런데 이전에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음에도 트위치 사용자들은 왜 하필 트위치를 선택했을까?
즉각적인 소통
우선 '치지직'과 '숲TV' 이전에 사람들은 아프리카 티비와 유튜브와 같이 충분히 다른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위치를 선택한 것은 첫 번째 강점인 즉각적인 소통이다. 유튜브 라이브의 경우 채팅이 입력되고 그것이 다시 스트리머에게 보이는 시간이 대략 8초 정도로 재밌는 얘기가 나오고 반응이 뒤늦게 터져 뒷북을 친다는 얘기를 종종 듣기도 한다. 트위치의 경우에는 채팅이 입력되고 몇 초 내로 빠르게 화면이 공유되며 마치 실시간으로 소통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사람들이 트위치를 찾은 것이 그 이유이다.
인터페이스와 연계 방식
그 외에도 인터페이스와 부수적인 연계 방식의 경우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아프리카 티브이가 다양한 연령층이 이해할 수 있을 만큼 트렌디한 인터페이스를 포기했다면 트위치의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이다. 게임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처럼 채팅 박스가 구성되어 있고 포인트나 트윕 그리고 다양한 위젯과의 상호 연결을 통해 시청자들은 게임을 하는 스트리머에게 미션을 걸거나 포인트로 물건을 던지는 등의 다양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경우를 토대로 네이버와 숲 티비 역시 대규모 인터페이스 패치가 진행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생태계
또한 대형 스트리머들이 만들어 놓은 각각의 생태계들이 전체적인 플랫폼의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 화자가 아프리카가 아닌 트위치 방송을 종종 즐겨보던 이유는 단순히 아프리카 티비의 비제이들에 대한 안 좋은 소식들이 뉴스에 많이 나와 거리감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사람에 대한 무방비한 욕설과 돈을 이용해 공격을 하는 것 나는 아프리카 티비의 날카로운 소통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다른 플랫폼을 찾아보는 도 중 트위치를 선택하게 되었다. 트위치의 생태계에서는 게임이 아닌 단순히 소통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선택이 나에게 있어 특이하고 진솔한 경험으로 다가왔고 생각보다 이 생태계라는 것이 플랫폼을 선정하는 이유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의 트위치는 아프리카 티비와 생태계가 크게 다르지 않다.
치지직과 숲티비만의 지속적인 경쟁
국내의 치지직과 아프리카의 싸움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것이 단순히 트위치가 철수를 하며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저마다의 강점으로 내세우며 시청자를 유입할 것이다. 네이버의 치지직 같은 경우에는 네이버 포인트나 게임에 대한 화질을 앞세울 것이며 아프리카 티비 같은 경우에는 새로운 생태계에 대한 어필과 게임의 대회들을 앞세울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여기서 의아한 것이 다른 곳의 경우에는 어떠한지 궁금해졌다.
의외로 다른 곳들은 조용하다. 유튜브는 그냥 꾸준하게 라이브를 가지고는 있지만 그것이 매일매일 이뤄지는 방송으로 진행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마치 거대한 싸움에 끼지 않길 바라는 상황처럼 보인다. 다른 플랫폼의 경우에도 욕심이 없는 것으로 보아 유입자들은 결국 큰 두 개의 틀로 나누어져 방송을 보게 될 것이다.
사건 : 스트리머 우왁굳의 숲티비 이적
트위치의 철수 이전에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이 얘기를 하기 전 이해를 돕자면 방송을 보는 사람들은 각자가 보는 방송인들이 있다. 그 방송인들이 추후에 어디로 이동하는지에 따라 플랫폼을 이동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 시점에서 언급을 안 할 수가 없는 것이 바로 톱 스트리머 우왁굳일 것이다. 방송을 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인터넷 게임 방송의 시작부터 몇십 년 동안 실시간 게임 방송을 함께 하고 있는 전문 BJ이자 스트리머이다. 아프리카가 예전 별풍선 논란이 일어나기 전 'BJ 우왁굳'은 트위치로 플랫폼을 옮겼으며 현재 다시 고향과 같았던 아프리카로 돌아간다는 소식으로 인해 숲 티비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되고 있다. 사람 한 명이 이동하는 것이 큰 여파가 아닐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가 이끄는 버츄얼 아이돌 산업과 연계되어 있는 스트리머들을 생각해 보면 그 여파는 훨씬 더 커질 것이 확실하다.
네이버의 노력과 한계
네이버의 경우에도 지속적인 어필을 하고 있다. 12월 말부터 베타 테스트를 운영하며 받은 피드백을 통해 추가적인 업데이트를 예고하고 있으며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카페와 'N 포인트'를 자신의 주력한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해결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면 네이버는 한국의 대다수가 사용하는 포털사이트이기에 어느 정도의 공익성을 가져갈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저작권이나 유해성에 대한 엄격한 제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정식으로 오픈이 되면 베타보다 이에 대한 제재가 더욱 심할 수 있다는 것이 화자의 의견이다.
물론 문제를 일으키는 사행성이나 노출이 민감한 콘텐츠의 규제는 이뤄지는 것이 마땅하나 플랫폼에서 규제를 받은 스트리머는 결국 시청자들과 함께 타 플랫폼으로 함께 넘어가게 된다는 뜻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네이버가 어떤 방법을 사용할지가 주목된다. 또한 아프리카 티비의 경우 새로 방송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오디션이나 게임과 같은 기회의 장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와 상반되게 치지직으로 이적을 결정한 스트리머 리스트를 보면 신입 스트리머를 크게 밀어줄 수 있는 사례가 드물어 이 또한 한계점으로 보인다.
플랫폼의 무의식적 흡수
먼저 새로 바뀐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가 각 생태계의 정서를 무차별적으로 흡수한다는 것에 있다.
나는 방송을 보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의 분별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자아가 덜 완성된 청소년이 방송을 통해 어른들의 세상을 배워간다면 너무나도 큰 오해들이 쌓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트위치의 경우에도 이러한 방법을 없애기 위해 연령 제한과 규제등의 노력을 했지만 미국물을 먹은 상황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화적 차이가 있었다. 이제 트위치가 사라지며 플랫폼의 성격은 네이버와 아프리카 두 갈래로 나뉘게 되었다. 각각의 날이 서 있는 두 플랫폼들 사이에서 방송의 특징상 재미가 돈이 되는 문화이기에 직설적이고 날카로운 문화가 만들어져 급기야 방송을 보는 취미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날까 봐 조심스럽다.(물론 화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임)
또 다른 피해를 보는 사람들
그리고 이 거대한 기업들은 이 싸움에 다른 고래들이 껴들기를 희망하지 않는다. 그중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트윕이나 투네이션등의 서드파티가 아닐까? 돈을 벌어들여야 하는 입장에서 타 사이트를 통해 위젯을 설치할 공간을 만들 이유도 없고 커뮤니티 공간을 따로 제공할 이유가 없기에 트윕이나 투네이션등의 후원 플랫폼과 트위치에서 종종 볼 수 있었던 디스코드 또한 역할이 다소 축소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방송이라는 취미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다.
내가 방송이라는 취미를 포기한 이유
내가 1년 정도 시청자로서 방송을 보다가 2년 동안 방송을 하고 더 이상을 방송을 하지 않는 이유는 이 취미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는다는 것이었다. 아니 좀 더 넘어가 생각을 해본다면 취미가 아닌 그 이상의 것을 넘어가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여기에 쏟아 넣어야 하는 것이 그 결과였다.
대부분이 며칠 동안 키고 반응이 없던 것을 우연히 인기가 조금은 있었기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보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더 욕심을 내게 되었고 거기서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면서 현실을 생각하는 것이 너무나도 어려운 것이 되었다. 그리고 방송을 하면 할수록 내가 방송을 하는 것이 취미가 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방송은 재미있는 사람을 원한다. 나도 리액션을 잘하는 사람이지만 평소의 나는 생각보다 조용하고 과묵한 편인데 나의 밝은 면을 희망한 경우가 많았기에 남모를 괴리감에 조금은 힘들어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방송을 하면서도 사회에서 보여주는 스트리머의 이미지가 개선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만큼 기자들이 방송에 대한 흠집을 내기에 이를 갈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방송이라는 것을 가져가는 것은 음지라는 느낌을 지워내기가 어려웠고 나는 네이버 보다 아프리카가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욕심 없이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하지만 나와 다르게 시청자와 상관없이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방송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도 방송을 취미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나 또한 그렇게 방송을 하는 게 더 맞았을지도 모른다. 그냥 방송을 켜고 가끔 오는 사람들을 위해 소통을 하며 그 이상의 것을 바라기보다는 지금의 상황에 안주하는 것. 나는 그것이 어려웠기에 방송을 더 오래 할 수가 없었다. 나 또한 피해를 본 사람일까 아니면 피해를 보기 전에 회피를 했던 사람일까?
어찌 되었든 방송으로 소통을 하며 얘기를 나누는 것이 하나의 낙이자 희망인 사람들을 위해 앞으로 대두될 방송 플랫폼이 오래 유지되었으면 한다
국내 기업도 돈이 되지 않으면 서비스를 종료하는 트위치와 같은 사태가 없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