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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lly May 31. 2022

Branding city of O Porto.

포르투닷(Porto.)도시 이름에 더한 마침표. 포르투면 된거  아니야?

포르투 O porto.


낯선 도시 포르투, 일주일, 열흘이 지나도록 보이지 않았던 시청 벽면 포스터는 내 시선을 단숨에 고정시켰다.

그동안 내가 보았던 포르투의 시선들이 아이콘으로 변해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포르투는 로마인들이 항구(portus, 포르투스)라는 뜻으로 붙인 애칭이다.

구불구불한 돌길, 거리 곳곳은 예술가들의 캘리그래피로 본인의 색을 뽐내며, 답답한 마음에 숨을 내쉴 때에도 도우루 강은 넓은 가슴으로 세상 사람들을 맞이했다. 문화유산이 넘쳐나는 성당과 건물들, 그리고 지중해 끝에서 맛보는 와인과 해산물까지...

해질무렵이면 누구나 모루 광장에 앉아 버스킹을 벗삼아 일몰을 맞이한다.

매 순간 그리고 구석마다 다채로움과 평온함을 품에 안고 있는 포르투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 걸을 때마다 지나가는 자동차, 광장, 지하철, 시장 골목에서도 푸른 빛깔을 지닌 사인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이 도시 포르투가 브랜딩 되었다는 것을 그때서야 알았다.

푸른 빛깔 아줄레주(Azulejo) 타일이 만들어낸 도시 포르투. 2014년 시민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낭만과 여유. 문화 예술이 숨 쉬는 브랜딩 된 도시로 재탄생했다고 한다.

#시청 앞 광장 벽면 포스터

이 프로젝트는 화이트 스튜디오에서 진행되었는데 포르투(O Porto)는 2,000년이 넘은 역사는 물론이고 가지고 있는 문화유산이 너무 많아서 하나의 이미지로 함축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고 한다.

유네스코로 지정된 것만 15가지나 있는 데다 매번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는 포르투 주민들의 일상과 생각을 담아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표는 분명했다. 포르투를 정의하고 체계적인 비주얼 시스템을 만드는 것!

그리고 주인의식을 뼈대로 브랜딩을 만들기 시작한다.

포르투가 도시 브랜딩을 잘했다고 생각되는 포인트는 3가지이다.


첫째! 시민이 중심

디자이너 모두가 다시금 도시를 걸어보는 것으로 시작하여 시민과 소통하며 그들이 중심이 될 수 있게 만들었다.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시민 모두가 저마다 다른 '포르투'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가질 수 있도록 참여하고 공유함을 써 성장해 갈 수 있는 도시 모습을 담았다.


둘째! 핵심 소재 아쥴레주 (Azulijo)

포르투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는 푸른 물결 아쥴레주를 사용하여 도시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시각화하였다. 다양한 문화유산이 담긴 네모난 타일을 연결하거나 재배치하여 도시 곳곳 어디서도 누구나 자연스럽게 이질감 없이 반영할 수 있도록 플렉시블 하면도 통일감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 아쥴레주(Azulejo) 작고 아름다운 돌이라는 뜻을 가진 아랍어로 마누엘 1세가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에 방문했다가 장식 타일에 매료되어 신트라 왕궁에 처음 장식하였던 것이 전역으로 퍼져갔다.  
#아줄레주


셋째! 포르투닷 (Porto.) 소통

브랜드 전략은 고객들이 어떤 생각, 단어, 연상 등을 곧바로 떠오르게 할 것인지 핵심 요소를 결정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여전히 많은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어려운 숙제이다. 정체성이 명확한 파리-에펠탑처럼 하나를 꼽을 수 있으면 좋지만 너무나 많은 유산을 가지고 있는 포르투는 슬로건 없이 자신감 있는 어투로 도시명 뒤에 마침표를 찍었다. 마치 과한 자신감처럼 포르투는 포르투니까.


지금, 이곳 포르투는

활기차고 명료한 블루 타일로 방문자들을 반기고 있다.






Epilog...

2021.11

 오랜만에 세계지도를 펼쳤다.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기다란 자를 대고 단숨에 선을 주욱 그었다.

까보다로카 "Cabo Da Roca" 최서단 이베리아 반도에 점을 찍었다.

반대편 유럽 끝, 혼자 뚝 떨어진 포르투갈은 낯선 나라였다. 다른 유럽과 달리 시간대도 다르고 스페인을 돌아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기 일쑤였는데 밤 비행기로 착륙한 포르투의 첫인상은 알록달록 구릿빛 반짝이들이 지붕 위로 흩뿌려져 왠지 모를 기대감과 설렘을 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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