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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na Jun 26. 2022

사진속의 이탈리아

모든 게 완벽했던 하루. 미켈란젤로 언덕

1회권 버스표에 유효한 90분은  충분하다 못해 남을 만큼 넉넉할 거라 생각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시간을 들여 보기에는 시간이 아깝고 안 보기에는 또 마음이 찝찝한 그런 곳이 있다.

그럴 때는 아주 짧은 시간을 할애해서 기념사진만 한 장 남기면 된다는 우리의 여행 스타일에 따라 미켈란젤로의 언덕행 버스를 탔다.


"여기서 20분만 있다가 다시 버스를 타고 내려오자"

"응. 그러자."


해가 언제 떨어졌는지 모르게 어둠이 깔리고 한 발 한 발 힘내어 내딛던 조토의 종탑에 불이 켜지고 도시 피렌체어 빛 꽃이 피기 시작하자 우리는 아무 말 없이 한참을 그렇게 바라만 보았다. 그리고 누가 먼저라고 말할 것 없이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피렌체로 향해 걸었다.

돌아오는 길을 걸으며 우리는 말했다.


"걷길 잘했지?

"그래. 모든 게 완벽한 하루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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