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으로 여행 온 고래…

<주말 추억 글 마당 – 2019. 4. 9. (화)에 쓴 글입니다.>

by 이경오

켄 블랜차드 (Ken Blanchard)의 책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가 한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적이 있었습니다. 중역(重役)으로 근무하며 회사와 가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인간관계로 고민하던 웨스 킹슬리라는 사람이 플로리다에 출장 가 있는 동안 우연한 기회에 씨월드 해양관에서 범고래 쇼를 보게 되는 경험에 관한 글이었지요. 그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던 그 쇼에서 무게 3t이 넘는 범고래들의 멋진 쇼를 보게 되고, 어떻게 범고래들이 그렇게 멋진 쇼를 할 수 있는지 살피게 되었고, 칭찬과 보상이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지요. 예전에 모셨던 교장 선생님 한 분도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교직원 회의 때면 입버릇처럼 이 말을 인용하시곤 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데 하물며 우리 인간이야 오죽하겠느냐는 이야기였지요. 우리 아이들 역시 보기에는 조금 부족하고 모자라는 점이 있을지라도 자꾸 칭찬하다 보면 자신의 숨은 역량을 활짝 꽃피울 수 있을 것이라는 말씀도 곁들이곤 하셨습니다. 저 역시 그 말씀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릴 때 수업 시간을 통해 언어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의사소통의 도구이니,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ce), 즉 인간만이 지혜와 슬기를 가진 존재라느니 하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당시 선생님들이야 교재에 나와 있는 대로 가르치시다 보니 그런 말씀을 하셨을 터입니다만, 그런 생각들이 설익은 인간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 오만(傲慢)함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비록 매우 간단한 형태의 방법이긴 하지만, 동물들 역시 자기 종(種)간의 소통 도구를 가지고 있고, 인간에게 미치지는 못할지라도 상당한 지능을 가진 종(種)들이 많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이는 이제 그리 없을 듯하니 말입니다.


‘태평양으로 여행 온 고래…’


초기 고래의 진화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화석에 대한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고 합니다. 육상 생물이었던 고래가 먹을 것을 찾아 바다로 이동하면서 서서히 바다 생활에 적응해 간 것은 물론, 당시 대서양 남쪽에서 새로운 세상을 찾아 바다를 건너갔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화석을 통해 밝혀냈다는 것이지요. 아마도 그들 사이에는 그 힘든 난관을 헤쳐가기 위한 긴박한 소통이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싶으니, 혹시라도 만물의 영장이라며 들떴던 일은 없었던가 싶어 몸이 곧아오르는 듯합니다. 뜬금없지만, 1987년 세계환경개발위원회에서 처음 사용한 이후 ‘지속가능한 개발’이란 용어가 꾸준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 미래 세대들도 경제개발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현세대인 우리 모두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환경과 경제개발의 조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의미랍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과 환경을 존중하고 그들과 조화롭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는 또 하나의 방법이 아닌가 생각하며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게 됩니다.





관련 기사 : 태평양으로 여행 온 고래 / 한겨레신문(2019.04.06.)

https://news.v.daum.net/v/20190406060602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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