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송년회

by 이경오

연말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直感)하게 만드는 일들 중의 하나가 ‘송년(送年)’이란 색깔을 덧입힌 모임들이 하나둘 우리 주위에서 생겨나기 시작하는 현상(現狀)이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아마도 지금이 딱 그러한 시기였던 모양인지, 얼마 전부터 지인들과 함께하는 그런 종류의 회합(會合)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만나는 이들 중에는 수시로 연락이 닿아 안부(安否)를 훤히 꿰뚫고 있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한 해가 다 지나도록 얼굴 한 번 못 보다가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인사를 나누는 이도 더러 있기 마련이지요. 평생토록 제 딴에는 교육자랍시고 아이들을 대하며 살아왔던 탓인지, 사람을 만나면 먼저 그 얼굴빛부터 살피는 못된 버릇이 생겨났으니, 오랜만에 모인 그러한 자리에서도 그만 슬그머니 생뚱맞은 성향(性向)이 고개를 치켜들곤 합니다. 그러고는 ‘저이는 얼굴이 참 밝아 보이는구나, 저이는 왜 저리 기운이 빠져 보이는 걸까’라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들고 맙니다.


나이가 들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들 했던가요. 그 말이 설마 값비싼 화장품을 찍어 바르며 치장(治粧)해서 윤기 반지르르한 얼굴을 보여주라는 이야기는 아닐 터입니다. 묵묵히 일상의 수레바퀴를 굴려 가는 중에 마주치는 그 어떠한 난관(難關)에도 물러서지 않고 굳건한 마음으로 헤쳐가노라면, 그 단단하고 멋들어진 의기(意氣)가 그이의 얼굴에 완연히 드러날 것이라는 충고가 아닌가 싶으니 말입니다. 혹시라도 녹록하지 않았던 일들로 어깨 축 처진 지인들이 있다면, 오랜만에 반가운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을 통해서라도 본연의 밝은 모습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연말 점심 뷔페 예약 2배 뛴 이유…’

근래 들어 주말이면 이곳저곳 잔칫집에 쫓아다니느라 뷔페 음식에는 싫증이 날 만도 합니다만, 그 뷔페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알고 보니, 음주가무(飮酒歌舞)가 난무하는 거창한 저녁 자리가 아니라, 점심 식사 한 끼 나누며 담소(談笑)를 즐기는 가벼운 송년 모임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 또한 변해가는 새로운 모습의 문화인가 싶어 주억거리면서도, 그 겉모양새야 무에 그리 중요할까 싶어 다시 한번 깊게 고개를 끄덕여봅니다. 수고했다고 등 한번 토닥여주고, 입에 발린 소리일지라도 위로의 말 한마디 서로 건네노라면 얼마든지 다시 또 들쳐 일어날 힘을 얻게 되는 것을 말입니다.


관련 기사 : “폭탄주 송년회요? 부장님 혼자 하세요”…연말 점심 뷔페 예약 2배 뛴 이유 / 매일경제 (2025.11.24.)

https://www.mk.co.kr/news/business/1147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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