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을 하면서 없어서는 안 될 반드시 갖추어야 할 것들을 필수품(必需品)이라고 한다지요. 하기야 논밭을 일구며 오순도순 살아가셨던 옛사람들에게야 무에 그리 많은 필수품이 필요했겠습니까만, 작금(昨今)에 이르러서는 그 상황이 그리 호락호락해지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당장 이 사람이 머물렀던 학교 현장만 하더라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야 교과서나 필기구 정도만 있어도 될 노릇이지만, 교육 행정과 관련한 업무를 추진하자면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지요. 아이들이 하교한 이후에 학교 시설 점검을 위해 일시적으로 단전(斷電)을 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곤 합니다만, 바로 그런 때면 학교 현장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무엇인지를 모두가 절실히 깨닫곤 하니 말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열심히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던 교직원들은 그 순간 일종의 공황(恐慌) 상태에 빠져드는 통에 우두커니 앉아 먼산바라기가 되어버리곤 하니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언제부턴가 컴퓨터는 현대인들에겐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품이 되어버린 게 분명하다 싶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온라인(online) 문명과 연결된 각종 정보기기가 다 그러한 필수품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듯합니다만. 사실 굳이 컴퓨터를 켜거나 스마트폰을 꺼내 들지 않아도, 마음속에 든 생각과 쌓아둔 정보(情報)를 어려움 없이 주고받던 시절이 그리 오래전의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다지 글씨체가 예쁘지는 않더라도 정성껏 진심을 담아 눌러쓴 문서들은 그게 사적(私的)인 영역의 일이든 공적(公的)인 영역의 일이든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조화로운 일상을 꾸려가는 데 그리 부족함이 없었던 듯한데 말입니다.
‘“생각 대신해 주던 비서 사라져”…’
며칠 전 네트워크 오류로 챗GPT를 비롯한 주요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잠시 마비되는 통에 곳곳에서 그야말로 곡소리가 쏟아졌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기자의 예리한 표현만큼이나 ‘생각을 대신해 주던 비서’가 갑자기 사라진 것이나 진배없으니, 그 당혹스러움이야 오죽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순간을 계기로 삼아 우리네 인류가 과연 생각의 진정한 주인으로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문명을 꾸려 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관련 기사 : “챗GPT 멈춰 옛날식 검색-야근”… “생각 대신해주던 비서 사라져” / 비즈N (2025.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