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꽃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무슨 꽃을 찾으러, 왔느냐, 왔느냐?” “○○꽃을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오래전 그 시절에는 딱히 별다른 장난감이 없어도 아이들은 어울려 즐겁게 쫓아다니곤 했습니다. 동네 어귀의 전봇대 하나만 눈에 띄어도 대뜸 술래잡기가 벌어졌고, 어쩌다 운 좋게 공사판 모래 더미라도 발견하는 날이면 쪼그리고 앉아 두꺼비집을 두드려 지어가며 머릿속으로 온갖 상상을 펼치곤 했지요. 앞서 내세운 ‘꽃 찾기 놀이(?)’ 역시 그러한 와중(渦中)에 이루어졌으니, 두 패로 나뉘어 서로 밀거니 당기거니 해야 하는 만큼, 일단 아이들이 꽤 모여 있어야 가능한 놀이였습니다. 같은 편끼리 손을 잡고 마주 서서, 노래를 불러가며 ‘가위, 바위, 보’로 상대편 아이를 데려가곤 했으니, 서로 자기편을 지키려는 눈치 싸움도 치열하게 벌어지곤 했습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같은 편끼리 끈끈한 결속력을 다지는 화합(和合)의 의미가 담긴 놀이가 아니겠냐고 할 수도 있을 터입니다. 하지만, 서로 자기편을 뺏기지 않으려 목청을 돋우곤 했으니, 일종의 집단 이기주의(利己主義)의 단초(端初)가 되지는 않았겠느냐는 지적에는 그저 멋쩍은 웃음만 짓게 됩니다.
학교 관리자로 근무하던 시절, 인근 아파트에서 민원이라도 들어오는 날이면 또 우리 학교 아이들이 어긋난 행동으로 피해라도 준 게 아닌가 싶어 미안한 마음부터 앞서곤 했습니다. 그래서 등하교 무렵이면 애꿎게도 학생부장님을 비롯한 지도 선생님들이 아파트 주변을 수시로 순회해야만 했지요. 하지만, 종종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학교 행사나 공사 등으로 인해 생기는 소음이나 먼지 등을 이유로 목청을 드높이는 민원에는 불퉁한 마음이 슬그머니 고개를 치켜드는 통에 흠칫거리기도 했답니다.
‘"단지 지나가면 20만원"…’
아마도 아파트 단지 주민들에게 이런저런 피해가 있었으니 그러할 터입니다. 외부인이 그 단지 내 정해진 공공 보행로가 아닌 곳으로 출입하면, 20만 원의 ‘질서유지 부담금’을 부과하겠다고 공지했다니 말입니다. 하지만 오죽했으면 그럴까 싶어 고개를 주억거리면서도 자기네 꽃을 찾겠다며 목에 핏대를 세우던 어릴 적 그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르는 건 또 무슨 이유일까 싶습니다.
관련 기사 : "단지 지나가면 20만원"…강동구 아파트 '외부인 부담금' 무슨일 / 중앙일보 (2025.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