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허… 헛제삿밥!’

<주말 추억 글 마당 – 2021. 3. 10. (수)에 쓴 글입니다.>

by 이경오

‘헛제삿밥…’


요즘에는 그리 눈에 잘 띄지는 않습니다만, 한때 ‘헛제삿밥’이란 음식이 사람들 입소문을 타면서 도심 한복판에서도 심심찮게 그런 종류의 상호(商號)를 내건 식당들을 꽤 찾을 수 있었습니다. ‘헛제삿밥’이란 이름 그대로 직접 제사를 지낸 음식은 아니지만, 제사상에 올리는 것과 비슷한 종류의 음식들로 한 상 먹음직스럽게 차려 내놓은 식단이었지요. 물론 그 기원을 살펴보면, 오늘날 갑자기 만들어진 식단이 아니라 이미 조선 시대부터 유학자들이 많았던 안동 지방을 중심으로 성행했던 음식이라니, 아마도 먹거리가 그리 풍성하지 않던 시절에 그렇게 해서라도 제사상에 올리는 다양하고도 맛난 음식을 즐기고 싶은 조상들의 바람이 담기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사실 이렇게 말하는 이는 장손(長孫)으로 태어나 비교적 자주 집에서 모시는 기제나 차례에 참례(參禮)해 왔던 덕분에 제삿밥을 따로 먹고 싶은 충동은 그리 느끼지 못했던 터라, 그런 식당을 제 발로 찾아가 본 기억은 잘 떠오르지는 않습니다만.


‘퓨전 음식의 지혜…’


나이가 들어가면서 입맛도 변한다고들 합니다만, 제삿밥에 대한 기호(嗜好) 역시 그러한 모양이다 싶습니다. 전이나 탕, 조기와 같은 생선류는 차치하고라도 제삿밥이란 게 숙주나 고사리, 시금치 등의 나물을 밥에 올려 간장과 함께 비벼서 먹는 것이니, 일종의 퓨전 음식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거기다가 김이나 다시마 같은 해조류까지 더할 수 있으니 영양소 또한 풍부할 게 분명합니다만, 어린 시절의 입맛에야 도무지 그러한 식감이 받아들여지질 않았던 모양인지 거푸 입을 돌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꼭 김이니 다시마니 하는 해조류들이 곁들여져야 밥맛이 살아나니, 이것도 다 나이 탓인가 싶습니다.


‘“지구를 위해 해조류를 요리하는 한국인” 해외 언론이 주목한 이유’


며칠 전에도 집식구가 평소 자주 대하지는 못했던 톳무침을 밥상에 올려 맛있게 먹었더니, 외국 사람들은 우리처럼 해조류를 그리 즐기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해외 언론에서 ‘지구를 위해 해조류를 요리하는 한국인’이라고 우리나라 사람들을 소개했다니 뜬금없는 중에도 그저 으쓱거릴 따름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맛은 차치하고라도 해조류 소비 그 자체가 토지 오염 예방이나 온실가스 감량, 대체 친환경 소재 등의 이유로 지구온난화 극복에 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역시나 우리 민족은 태생적으로 슬기로움을 몸속 깊숙이 간직해 온 사람들이 아닌가 싶으니, 이건 지나친 이 사람만의 망상일는지 모르겠습니다.




관련 기사 : “지구를 위해 해조류를 요리하는 한국인” 해외 언론이 주목한 이유 / 헤럴드경제(2021.03.09.)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21030900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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