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原油)! 애타는 지구촌…

by 이경오

이젠 아침마다 마땅히 출근해야 할 목적지가 없어졌으니 그러한 일이 또 일어날까 싶습니다만, 종종 주중 평일에 국가 공휴일이라도 들어있을 참이면 그다음 날 출근 때 웃지 못할 실수를 저지르곤 했던 기억이 떠올라 웃음을 짓습니다. 마치 주말을 쉬고 나서는 듯한 착각 속에서 당연히 새로운 주의 월요일을 맞아 출근한다는 생각으로 무심결에 승용차를 몰고 출근길에 나섰다가 교문 앞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차량 부제에 해당하는 날임을 깨닫고서 뒷머리를 부여잡았던 적이 여러 차례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럴 때면 학교 주변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뱅글뱅글 돌아다니며, 어디 주차해 둘 만한 빈자리라도 있으려나 싶어 두리번거리는 중에도 나날이 무디어져 가는 자신의 인지(認知) 능력을 자책하기 일쑤였지요.


그런데 그것 역시 섣부른 착각이었던 모양입니다. 얼마 전 며칠 간의 원행(遠行)에 나섰다가 돌아와 보니, 차량 부제를 어겼다는 안내문이 문자메시지를 통해 당도해 있었으니 말입니다. 이젠 일선에서 퇴직한 이에게 이건 또 무슨 일인가 싶어 가물가물한 기억을 더듬어 보노라니, 앞으로는 웬만한 약속 장소에는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면 된다는 생각에 행정당국에서 실시하는 차량 부제에 동참하겠노라며 선뜻 이름을 올렸던 기억이 뒤늦게 떠오릅니다. 지구 환경 보호에 동참하겠다는 의도야 이제껏 세상의 덕을 누려온 이로써 마땅히 가져야 할 도리임이 분명하나, 얼마 지나지도 않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걸 깜빡 잊고 지낸 이의 무심함이 부끄러워질 따름입니다. 혹시나 앞서 걱정했던 인지 능력의 무디어진 정도가 더 심각해진 것은 아닌가 싶어 흠칫거리기까지 합니다.


‘차량 5부제 공공기관부터 의무 시행…민간엔 일단 ‘권고’ 한다지만‘


중동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상황이 무척이나 심각하기만 합니다. 백척간두(百尺竿頭)에 내몰린 그 지역 사람들의 안타까움이야 오죽하겠습니까만, 그 불똥이 지구촌 모든 이에게도 떨어져 나날이 시름만 깊어 가는 듯합니다. 심각한 원유 수급 상황 역시 그러한 문제점 중의 하나일 터입니다만, 우리 정부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차량 5부제(요일제)’를 시행한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우선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시행하고, 민간은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할 참이라고 합니다만,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모두가 내 일이라는 생각으로 이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머리를 맞대어야 할 일이 아닌가 싶어 비록 무딘 머리를 가진 이이긴 해도 고개를 주억거려 봅니다.





관련 기사 : 차량 5부제 공공기관부터 의무시행…민간엔 일단 ‘권고’ 한다지만 / 매일경제(2026.03.24.)

https://www.mk.co.kr/news/economy/11996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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