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나에게만 허락된 시간
하루에도 몇 번씩 “괜찮아”라고 말하며 넘기고
괜찮지 않다는 걸 애써 잊으려 하는 날이 많았다.
내가 아닌 모습으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무언가가 점점 고장 나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은 하루 중 딱 한 시간,
나만을 위한 시간을 허락해보기로 했다.
다른 사람과의 약속이 아니라 나와의 약속.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한 시간.
스마트폰을 멀리 두고
가사가 없는 음악을 틀고
가만히 앉아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둔다.
머릿속에 생각이 많아도 괜찮고
불안한 감정이 떠오르면 그냥 함께 있는다.
억지로 정리하거나, 의미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
‘나를 돌본다’는 건 때론 뭔가를 하는 게 아니라
그저 존재하게 두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시간이 쌓이자
어느 순간 감정도 조금씩 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 중에도
나에게만 허락된 이 조용한 시간은
내가 무너지지 않기 위한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