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파게티라는 단어의 의미를 아십니까. 짜장면과 스파게티의 합성어라는 사실을 저는 이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답니다. 짜장면과 자장면 둘 다 표준어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짜장면이라는 단어가 더 마음속으로 와닿는 건 아마 된 발음이 더 맛있는 감정을 이끌어내는 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자파게티보다 짜파게티가 더 맛있어 보인다는 말 보단 '일요일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라는 슬로건이 오늘 제가 이 짜장라면을 먹게 된 이유에 더 가깝지만요.
자취가 길어지고 지갑이 얇을수록 다들 자신만의 라면 레시피가 있습니다. 저도 국물라면과 짜파게티 둘 다 나만의 레시피가 있어 자랑해보려고 하니 이 글을 보는 분들은 오늘 하나 얻어가시는 겁니다. 앞서 이야기한 짜파게티의 유래가 떠오른다면 요리를 조금 해보신 분일 겁니다. 스파게티는 일반적으로 면을 삶은 면수를 버리지 않고 기름과 면수를 섞어 소스를 만드는데, 라면에서도 이걸 사용하는 거죠. 물이 끓으면 건더기 스프와 면을 넣고 대충 풀어줍니다. 2-3분이 지나 반쯤 익으면 물을 절반 다른 그릇에 덜어내고 가루스프를 넣어 바닥에 물이 고이지 않을 때까지 쉬지 않고 휘저어 졸여냅니다. 그다음에 저는 짜게 먹는 편이니 굴소스나 맛소금, 연두를 조금 추가하고 덜어놓았던 면수를 추가해 가며 원하는 농도를 만들어내는 편입니다. 치사하게 옛날과 맛이 다른 라면들을 그리워하는 돼지들의 발버둥이니 조미료 추가는 집에 있는걸 최대한 활용해서 한번 넣어보세요. 다만, 짜장스프의 맛을 변질시킬 정도의 많은 양은 안된다는 것만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진한 짜장의 향과 올리브의 향. 저는 어렸을 때 냄새라는 것이 이렇게 중요한지 몰랐던 때가 있었다는 게 원망스럽습니다. 한 젓가락을 집어 입에 넣기 전 면을 후후 불어주는 그 괴로운 시간까지 버텨내면 드디어 10분 내외의 노력이 보상받는 순간입니다. 항상 석박사님께 제 초라한 노력이 이렇게 거대한 보상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감사드립니다. 첫 입은 순수하게, 면에서 흘러나온 전분으로 꾸덕하게 면에 달라붙은 소스를 온전히 느낍니다. 입 안 가득 담아내 천천히 씹어 삼키면서 행복감이 들지만 리액션을 할 여유는 없습니다. 바로 다음 젓가락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다음은 좋아하는 김치와 함께입니다. 느끼함을 잡아줄 매운 파김치도 좋고, 푹 익은 묵은지도 좋습니다. 라면은 어떤 김치에도 맛있게 어우러질 수 있거든요. 좋아하는 조합으로 네 젓가락째 면을 건져 올릴 때가 되면 두 봉지를 끓인 내 자신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이 맛있는걸 한 봉지만 끓이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나는 모범시민입니다. 칼로리는 생각하지 맙시다. 내일의 내가 알아서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