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들어서 닭다리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맛이 여전히 좋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서서히 그것의 단점이 눈에 띄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리에서 살을 발라낼 때 뼈 위아래의 연골을 먹는 것이 식감을 방해합니다. 큰 뼈에 조그맣게 붙어있는 생선가시 같은 작은 뼈도 먹는데 방해되고요, 자취를 할 때에는 그냥 뼈를 버린다는 것 자체가 귀찮기 짝이 없습니다.
맛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그냥 고기라면 입에 쳐넣고 보던 어린 시절과는 달리 이제 맛이라는 걸 좀 깐깐하게 따지고 호불호가 생긴 나이가 되니 닭다리는 두꺼워서 속 안쪽까지 간이 배이지 않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또 육향이 강하다는 건 조금만 신선하지 않으면 또 닭 냄새가 심하게 난다는 뜻이기도 하다는 걸 싼 가격에 냉동 닭다리를 구매해 직접 요리해 먹을 때 알게 되었기도 하고요.
왜 이런 말을 하게 되었냐면, 어렸을 때는 닭 요리가 식탁 위에 올려져 있기만 하면 닭다리부터 찾았던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은 중요한 사람, 그러니까 가장 연장자나 가장 어린 사람. 또는 어떤 잔치의 주인공에게 닭다리를 양보하는 습관 같은 게 있습니다. 그걸 보며 자란 저는 어떻게 보면 닭다리가 맛있다는 가스라이팅에 걸려 여태껏 살아온 거죠. 여러분도 이번기회에 한번 정밀 자신이 진짜로 좋아하는 게 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사람들은 종종 뭐가 좋고 안 좋은지 생각하기 귀찮아하거든요. 그럼, 닭고기면 그냥 다 잘 쳐먹는 저는 물러나 보겠습니다. 닭다리 안 좋아하는 거 아니었냐고요? 싫어하는 거랑 안 좋아하는 거랑은 다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