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씨앗을 심는다. 씨앗은 영양분을 빨아서 발아했고, 땅 위로 새싹을 내뱉는다. 사시사철을 매일 관리하고 돌보아주지는 않았지만, 여러 해를 살아 씨앗은 새싹이 되었고 어린나무가 되었으며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되었다.
꽃이 피고 진다. 꽃이 진 자리에서 몽우리가 생기더니 생명이 뻗어 나가듯 울퉁불퉁하게 샛노란 빛을 내며 열매를 맺는다. 충분히 자란 열매를 따서 한입 베어 문다.
향이 좋으면 뭐 하나, 열매는 모과. 인내는 쓰고 열매는 떫었다. 못생긴 모습을 애써 무시한 만큼, 열매가 열리는 순간을 기다리고 기다렸던 만큼 시큼했다. 과육을 땅바닥에 뱉어내고 남은 입안의 기분 나쁨이 꽤 오랫동안 나의 기분을 괴롭혔다.
과육을 잘게 썰어 꿀에 충분히 재워진 모과 청을 수저로 적당히 퍼내 따뜻함과 뜨거움 사이 어딘가의 온도를 머금은 물에 조심히 떨어뜨린다. 천천히 저은 뒤, 후후 불어 조심히 마시려고 했으나 갑자기 대량으로 넘어온 액체에 혓바닥이 살짝 놀랬다.
스으읍- 소리를 내며 다시 마시는 것을 시도한다. 적당히 식혀진 차가 입안에 들어와 적당히 새콤하고 단맛이 향과 함께 맴돈다. 열매는 모과. 인내는 쓰고 열매도 떫었지만, 향이 좋다. 모양이 못생겨도 바구니에 여러 개 담긴 모습은 적당히 보기가 좋다.
입안에 가득 담긴 과육을 뱉고서 보인 울상이 이제는 차를 마시며 웃으면서 몇 번이고 추억을 되짚으며 나무그늘에 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할 거리가 되었다. 여전히 추억을 떠올리면 어딘가 불편해지는 기분은 어쩔 수 없지만, 너와 여기 나란히 앉게 되는 날이 오면 언젠가 이 이야기를 해주어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