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들어가며
공부에 있어서 장비빨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단기로 끝나는 수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수험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을 보고 본격적 수험기간을 맞이합니다. 장비빨은 그 기간 내내 잔잔히 효율성과 컨디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좋은 장비는 합격과 불합격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절대 공부 도구에 돈을 아끼지 마시고 좋은 제품으로 충분히 갖추시고 공부에 임하시기를 권합니다.
나. 아이패드
저는 기록형 문제집을 제외한 모든 책을 피디에프 형식으로 아이패드에 넣어서 봤습니다. 이때 무조건 정밀 OCR을 진행한 파일들을 구해야 합니다. 직접 책을 사서 직접 스캔해서 이용하거나, 스캔 업체에 의뢰하는 등의 방식으로 파일을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때 저작권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관련 규정을 꼭 확인하고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갤럭시 탭이 아닌 아이패드를 이용한 이유는 화면비율 때문입니다. 갤럭시 텝의 경우 동영상에 최적화되었지만, 아이패드의 경우 문서 보기에 적합한 화면비율입니다.
아이패드 중에서는 에어 라인을 이용했습니다. 프로 버전의 향상된 기능들이 공부용으로 사용하는 데 큰 의미가 없을뿐더러, 괜히 무거워지기만 하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패드를 쓸 때는 펜이 무조건 동반되어야 하는데 에어 라인도 애플펜슬을 사용할 수 있어서 이용에 가장 적합했습니다.
책으로 보지 않고 아이패드를 이용한 이유는 밑줄을 치기 편하다는 점 때문입니다. 실물 책에 형광펜을 치면 뒷장에 비치기도 하고, 잘못 치기도 하고, 밑줄 치는 시간 자체가 많이 들기도 합니다. 아이패드는 이런 문제점을 한 번에 해결해 줍니다. 언제든지 수정할 수 있고, 빠르게 밑줄 칠 수 있고, 삐뚤어지지 않고 곧게 밑줄 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전에 자와 각종 펜을 이용해서 밑줄 작업을 할 때와는 차원이 다른 편리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패드를 통해 짐도 간소화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변호사시험 수험생은 캐리어 가득 책을 담아 시험장으로 향합니다. 반면에 저는 아이패드 하나만 달랑 가지고 시험 보러 갈 수 있었습니다.
주변에 아이패드를 권유하다 보면 ‘나는 화면에서 보이는 텍스트는 눈에 잘 안 들어와. 종이에 적힌 텍스트가 좋아.’라며 이를 거부하곤 합니다. 저 또한 그 부분이 우려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빨리 적응됩니다. 실제로 위와 같이 주장하던 지인 중에도 제 강권에 못 이겨 이용해 본 후 아이패드로 정착한 경우가 다수 있습니다.
다. 방석
방석은 가능한 ‘허리가 지지하는 하중을 줄여줄 수 있는 기능성 방석’을 이용해야 합니다. 공부할 때 쓰던 방석을 일하면서도 쓰고 있는데 만족도가 아주 높습니다. 필연적으로 많은 시간을 앉아있어야 하는 수험생은 엉덩이부터 허리까지의 하중을 분산해 줄 수 있는 도구는 꼭 필요합니다.
방석의 종류는 커블 유형과 제가 쓰는 하중 분산유형이 있습니다. 커블 유형은 앉았을 때 편안하기보다는 강제로 바른 자세를 강요해 주어 허리통증을 줄여주는 메커니즘이고, 하중 분산유형은 앉은자세에 개입하지 않아 비교적 자유롭고 편하면서도 하중 부담을 줄여주어 허리에 부담을 줄여주는 형태입니다. 각자 다양한 모델을 확인하고 적당한 제품을 구매하시기를 바랍니다.
방석의 좋은 점은 ‘공부할 때 느끼던 환경을 시험장으로 가져간다.’라는 측변에서도 좋습니다. 공부할 때 쓰던 방석을 시험장으로 가져가 시험장 의자에 놓고 앉으면 조금이나마 익숙한 환경이라는 느낌이 들면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느껴집니다.
라. 독서대
독서대 역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책을 책상에 바로 놓고 보면 필연적으로 고개를 많이 숙여야만 집중하여 책을 볼 수 있습니다. 독서대를 통해 책을 수직으로 세워놓고 보는 정도가 아니라도, 조금이나마 각도를 틀어서 보게 되면 목에 주어지는 부담이 훨씬 줄어드는 걸 실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개가 덜 숙여지면서 잠도 덜 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마. 장비에 있어서 강조되어야 할 점
상술한 장비들도 언젠가는 구시대의 유물이 될 것입니다. 다만 시대가 변하더라도, 공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사소한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는 것, 집중에 도움을 주는 것, 신체적 불편함을 보완해 주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적극적으로 이용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