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 흥분도와 ADHD: 보이지 않는 뇌의 파동

by 지엔


ADHD와 내적 흥분도란?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는 흔히 집중력 부족이나 산만함, 충동성으로 설명됩니다.

그러나 그 기저에는 내적 흥분도(internal arousal level) 라는 중요한 요인이 작용합니다.

내적 흥분도란 뇌가 외부 자극에 반응할 준비 상태, 즉 각성 수준을 의미합니다.


ADHD인의 삶에서 문제는 단순한 ‘주의력 결핍’이 아니라 각성 수준의 조절 실패입니다.

내적 흥분도,즉 각성 너무 낮으면 지루함에 빠지고, 너무 높으면 감정과 사고가 과도하게 흘러넘칩니다.

이 파동 속에서 ADHD인은 끊임없이 균형을 찾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ADHD 를 가진 사람들은 비ADHD인들에 비해 쉽게 흥분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ADHD인들의 내적 흥분은 단순히 분노나 짜증과 같은 부정적 감정 과잉뿐 아니라,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나 신남 등의 긍정적 감정의 과잉으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소위 '너무 업된다'고 하죠 ㅎㅎ

긍정적인 감정쪽으로 전두엽이 과하게 각성되서, 큰소리로 말하거나, 부산하게 돌아다니거나, 남들이 귀찮다고 하는데도 장난을 친다거나, 남이 말하는 걸 끊고 자기 말만 신나서 한다거나 하는 등..

그리고 특히 1대1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집에 손님이 방문한다던지

아니면 사람들이 좀 많은 곳에 가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주의력과 조절력을 관장하는 뇌의 '전두엽' 기능이 정상인들에 비해 저하되어 있어 나타나는 현상인데요.

주의력이 낮아 새로운 자극이 주어지면 쉽게 주의가 분산되고,

조절력이 낮아 쉽게 흥분하거나 충동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ADHD의 뇌가

각성수준 조절에 실패하는 이유는?


첫째, 남들과는 다른 신경전달물질 분비 및 조절


ADHD 뇌에서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이 두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하거나

조절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습니다.

도파민은 보상·동기·즐거움에, 노르에피네프린은 집중·각성 유지에 중요


이 균형이 깨지면

집중해야 할 때는 저각성 상태(멍함·지루함)

사소한 자극에는 과각성 상태(과민·흥분)
로 쉽게 흔들립니다.


신경전달 물질은 호르몬처럼 몸에서 자동적으로 분비 및 조절되는 물질이므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은 의지와 상관없는 ADHD의 증상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사람은 필요에 따라 각성수준을 올리고 내리며 상황에 맞게 조절해요.

그러나 ADHD에서는 이 ‘자동조절기(브레이크·가속기)’ 기능이 불안정해요.
→ 따라서 중요한 시험이나 회의 때(진정해야 할 때)는 너무 불안하거나 산만해지고,
→ 오히려 게임이나 관심 있는 일에는 과몰입(하이퍼포커스)합니다.


저각성, 과각성, 과몰입?


자 여기서 잠깐, 저각성/과각성/과몰입이 무엇인지 간단히 짚고 넘어갈게요.


저각성(under-arousal)

저각성 상태란, 뇌의 각성 수준이 충분히 올라가지 못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뇌가 '정상 수준으로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집중도와 동기가 떨어지죠.


특징:

멍함, 무기력, 시작을 못함, 지루함에 극도로 취약

예시:

시험공부 시작하려는데 30분 넘게 앉아만 있음.

반복적이고 흥미 없는 업무(예: 엑셀 정리, 필기)

앞에서 집중이 전혀 안 되는 상태


과각성(over-arousal)

과각성 상태는 저각성의 반대로, 뇌의 각성 수준이 필요 이상으로 올라간 상태입니다.

과도한 신체·정서적 반응이 주로 나타나는 상태이지요.


특징: 불안, 초조, 작은 자극에도 과민한 반응, 사고가 빨리 흐르고 충동적 반응 가능

예시: 시험 직전, “망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 때문에 머릿속이 하얘짐.

회의 중 누가 비판하면 감정이 폭발해서 즉각 반응함


과몰입(hyperfocus)

이는 특수한 경우로, 특정 흥미·자극에 뇌의 각성이 매우 높게 집중되는 상태입니다.

특정 흥미 활동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각성이 높아져 시간 감각을 잊을 정도로 몰두한다는 특징이 있어요.


예시: 게임, 유튜브, 그림, 연구 등 좋아하는 활동에 몇 시간 동안 집중



둘째, ADHD의 뇌는 자기조절 매커니즘이 약하다!

ADHD 뇌는 ‘지금 내가 얼마나 각성되어 있는지’를 모니터링하는 능력이 약해요.

그래서 “나 너무 긴장했네, 진정해야겠다” 또는 “너무 멍하다, 조금 자극을 줘야겠다” 하는

자기 피드백 루프가 잘 작동하지 않습니다.

마치 아래의 자동 레이더 탐지기처럼, 뇌의 각성을 의도적으로 멈추거나 혹은 의도적으로 가동시키기 위해 2차적 환경세팅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요.


셋째, 환경적 요인에 대한 과민이 각성상태를 교란시킨다

소음, 스마트폰 알림, 사람들의 말소리 등 외부자극에 뇌가 과민하게 반응하여 각성수준이 급상승하기도 해요

반대로 지루하고 반복적인 환경에서는 각성수준이 급격히 저하되어 무기력하거나 뇌가 멍한 상태가 되기도 하지요.

ADHD 인 경우 이러한 환경적 변화에 의한 각성상태 변화가 극적인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남들이 봤을 때에는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흥분한다' 라고 느끼거나, 휴대폰 알림 소리 등 예측하지 못한 소리 혹은 시각적 변화에 필요이상으로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느낄 수도 있어요.

그러나 주변 환경이나 소리 등은 늘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히나 감각에 예민한 ADHD 들은 늘상 내 주위를 둘러싼 모든 것에 늘 주의가 산재해 있는 상태랍니다


저의 경우에는 청각적인 자극에 의한 각성이 민감한 편이라, 너무 조용한 곳에서는 저각성 수준이 되어 집중을 못해요. 반대로 과한 청각자극(소리)들이 한번에 몰려오는 곳(EX. 시끄러운 카페)에서는 과하게 각성되는 편이라 불안과 긴장이 같이 올라가서, 이런 곳에서 집중하려고 노력하면 오히려 공황불안이 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간단한 일과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사람이 없고 BGM이 잔잔한 카페를 찾거나, 집에서 내 생각을 혼잣말하듯 중얼거리면서 업무를 처리하기도 하고, 집중을 요하는 업무를 처리할 때에도 적정한 백색소음이 있는 시끄럽지 않은 카페를 이용하거나 혹은 유T브 에서 12Hz대 알파파 주파수, 혹은 18Hz대 베타파 주파수 소리를 틀어놓고 일하는 편입니다.

AntennaRadarGIF.gif 환경적 자극에 의해 쉽게 주의조절과 각성상태가 변하는 ADHD의 상태를, 쉬지않고 끊임없이 돌아가는 레이더 탐지기로 비유해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넷째, 감정 조절의 어려움

맨 위에서 설명했듯, ADHD는 정서적 충동성(emotional impulsivity)과 연결되어 있어요.

화, 불안, 흥분 같은 감정이 올라오면 각성수준까지 같이 폭발하고, 진정시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 정리하면,

ADHD인들이 각성수준 조절에 실패하는 이유는 뇌의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시스템 불안정 + 자기 모니터링 기능 약화 + 환경 자극에 과민 + 감정 조절 어려움 때문이에요.

ADHD인은 게으른 사람이 아닙니다. 그들은 내적 흥분도의 파동 속에서 균형을 찾으려 애쓰는 사람입니다. 사회가 해야 할 일은 그들을 “조절이 안 되는 사람”으로 낙인찍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조절해야 하는 사람”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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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선 전환이 ADHD인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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