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개에 산다.
부개는 참 좋은 곳이다.
하지만 지하철을 탈 때만은
부개에 산다는 게 싫다.
부평역과는 고작 한 정거장 차이인데
부개역에선 완행만 탈 수 있으며
이전 역에서 타고 오는 사람이 항상 많아
늘 서서 출근한다.
나는 지하철을 탈 때마다
부개에 집을 산 부모님이
원망스럽다.
지하철을 타는 것도
잘 사는 집에서 태어나는 것도
내가 결정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게
참 슬프다.
나는 부개에 산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 부모님이 부개에 산다.
#태어나니 부개 #서서 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