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연어 왕국에서 살던 연어는 알을 낳기 위해 태어난 곳으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많은 동무들과 함께.
' 내 고향으로 가서 편안한 마음으로 많은 알을 낳아야지.'
아름다운 캄차카 강의 맑은 물에서 떠나 온 지 벌써 일 년이 지났으니 즐거운 귀향길이었습니다. 연어는 태어나면 넓은 바다로 보내어 지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이 희망 찬 환상은 도착하여 아직 알을 낳기도 전에, 또는 알을 낳자마자 처참하게 끝나버리고 말았습니다.
매년 수백만 마리의 연어 떼가 올 것을 알고 기다리는 것은 겨울을 나기 위해 포식 거리를 찾는 검은 곰들이 었지 뭡니까. 연어들은 이 무서운 곰에게 먹혀버려야 하는 운명을 거역할 힘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무시무시한 곰들이라도 한꺼번에 그 많은 먹이를 다 먹어치울 수는 없었습니다. 따라서 간신히 이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연어들은 곰 떼로부터 더 멀리, 더 깊은 곳으로 안간힘을 다하여 헤엄쳐 가게 되었습니다.
알을 낳은 후에 다시 같이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많은 동무들은 온 데 간데 없어진 채 말입니다.
슬픔에 젖은 연어들은 '아, 우리가 물고기가 아니고 새 로 태어났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늘을 훨훨 날을 수 있으면 아무에게도 잡혀 먹히지 않을 텐데. 넓은 바다에서는 커다란 고래에게 잡혀 먹힐까 봐 마음 조이고, 강가에 오면 무서운 곰들이 여기저기서 노리고 있으니 우리는 너무 슬프다. 새는 마음대로 날아다니며 온갖 세상 구경도 하고 노래도 부르며 멋지게 살고 있을 거야. 아무 걱정 없이.'하고 신세한탄을 하며 있는 힘을 다해 도망갔습니다.
드디어 태평양의 왕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온 연어들을 본 왕이 놀라며 물었습니다.
"아니, 왜 너희들만 온 것이냐? 반 밖에 안 되잖아?"
연어들은 죄를 지은 것 같은 모습으로 눈물을 흘리며 무자비한 곰의 악행을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우리에게 날개를 달아 줄 수는 없나요? 하늘을 날고 싶습니다."라고 했지요.
"그래? 내가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부탁을 해 보마."
연어들은 날개를 달고 신나게 하늘을 날고 있었습니다.
"와, 육지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멋지다. 얘들아, 우리 동무들을 먹어버린 검은 곰들이 있는 캄차카 반도로 가보자."
그곳에 가니 오늘도 그 곰들은 강가에서 먹이를 찾고 있었습니다. 연어들은 그 뱃속에 동무들이 있을 것을 생각하니 부아가 치밀어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되었습니다. 그때 한 연어가 말했습니다.
"얘들아, 우리 모두 곰의 머리에 똥을 싸자."
평화로이 먹이를 찾고 있던 곰들은 난데없이 똥을 뒤집어썼습니다.
"아니, 이게 뭐야?"
하늘을 쳐다본 곰들은 처음 보는 새를 보고 잡을 듯이 뛰어올라 보았지만 연어 새들은 통쾌한 웃음을 지으며 멀리 가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날아가며 즐거워하고 있는데 저 앞에서 처음 보는 험상궂게 생긴 큰 새가 날아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이제껏 본 적이 없는 살이 통통한 새를 보고 먹잇감으로 좋겠다 싶어 달려오는 독수리였습니다.
겁에 질린 연어 새들은 너무도 놀라 되돌아 도망을 갔지만 독수리에게 곧 잡혀 먹힐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얘들아 어쩌면 좋으니 곧 잡힐 것 같아."
그때 아래를 보니 푸른 바닷물이 출렁이고 있었습니다.
"아, 맞아, 우리 바닷속으로 숨는 거야. 저 새는 물속으로는 쫓아오지 못할 거야. 물에 빠지면 죽을 테니까."
그 말을 들은 연어들은 모두 바닷속으로 숨었습니다.
독수리는 이들을 보고 "아니, 이상하다. 모두 바다에 빠져 죽었나?" 하며 되돌아갔습니다.
"후유, 우리가 물고기가 아니었으면 틀림없이 잡아 먹히는 거였어. 그 날카로운 발톱은 누구도 빠져나가지 못할 거야. 새들은 모두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던 거야. 그리고 땅에서는 곰보다 더 힘이 센 동물인 사자나 호랑이가 있다고 들었어. 얘들아 그래도 우리 바다가 최고가 아닐까? 우리 날개를 버리고 우리의 왕국에서 그냥 살자. "
"맞아, 여기는 우리가 조금만 조심하면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거야."
"역시 우리에게는 바다가 최고야."
사람들도 때로는 산 너머에 있을 것 같은 화려한 나의 왕국을 찾아 떠나보지요.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