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나는 뽀로로 마을에서 살고 싶어."
"호호호."
나는 모처럼 내리는 눈송이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는데 며느리는 웃었다.
아마도 속으로 '어머니, 정신 차리세요.'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언제인가는 북극에 가서 하얀 눈집을 짓고 하얀 곰 하고 살고 싶다고 하시더니. 아, 맞아 그래서 내가 ' 저도 같이 가요.' 했더니 입을 딱 다무셨지. 다음에 또 그러시면 그때는 '저도 포비 하고 결혼하고 싶어요.' 그래야지. 후후후.' 하며 혀를 찰 것이다.
우직하고 믿음직스러운 '포비'도 좋고 마을 친구들이 참으로 좋아 나도 거기에서 살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얀 눈 마을이 너무 좋아 그곳의 호젓한 숲 속에 나의 집을 짓고 싶은 것이다.
밤이 되면 유난히 반짝이는 별을 따라 별나라에 가리라.
그곳에 가면 나도 별처럼 빛날까?
그래서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아름다운 별이 될 수 있으려나?
인간은 누구에게나 꿈의 나라가 있을 것이다.
나의 유토피아는 뽀로로 마을일까?
그런가 보다.
화려한 유리 궁전보다도 더 진솔한 아름다움이 있는 곳, 그리고 아름다운 이들과 함께 살 수 있는 곳.
우리 인간은 생의 몇 분의 몇을 아름다운 마음으로 살아내고 있을까?
고통, 절망, 성냄, 욕망, 시기, 질투 등으로 보내는 헛되고 추악한 시간들은 얼마나 될까?
어쩌면 이 세상살이가 자고 나면 깨지고 마는 꿈속의 꿈일런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언젠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마치 꿈이 사라지듯이.
숨을 쉬고 살아있음을 느끼는 동안은 꽃처럼 아름답고 수정처럼 맑은 삶이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