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전에 쇼펜하우어의 말, 인생은 고통과 권태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시계추와 같다.
라는 말에 큰 인상을 받았었다. 결국 인생이란 그런 것인데 왜 그렇게 아등바등할까?
그래서 쇼펜하우어의 대표작이라는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한때 너무 인기가 있어서 도서관에서는 빌릴 수 없었던)를 꺼내보았더니
그 두께, 그 문체가 영 자신이 없더라.
다소곳이 책을 다시 꽂아 놓고 그 옆의 책을 꺼냈다.
이 책은 그의 수많은 글들 중에 일부를 편역자가 골라 번역한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일평생 열한 권의 책을 썼고, 그중 생전에 출판된 저서는 여덟 권이다.
괴테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과 편지를 주고받았고 1만 페이지가 넘는 일기를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썼다. 이 책은 그의 도서와 편지, 일기 등을 새롭게 구성하여 엮은 책이다.
편역자는 소제목 아래 두세 페이지의 짧은 글들을 엮어 약 60편 정도 실었다.
자신이 증오스러울 때는 자는 것이 최고다.
반성은 자기혐오다. 자기 자신이 하찮게 느껴질 때 인간은 뭔가 반성할만한 건수가 없는지 두리번거린다. 뭘 해도 기운이 나지 않을 때 인간은 무턱대고 반성하며 자아를 성찰한다. 그럴 바에야 아무 생각 없이 잠자리에 드는 편이 낫다. 자신이 증오스러울 땐 자는 것이 최고다. 도박도, 기도도, 명상도 도움이 안 된다. 여행도 도움이 안 되고, 술을 먹어봐야 자기혐오만 짙어질 뿐이다. 잘 먹고, 잘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자기혐오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혐오스러운 오늘로부터 조금이라도 빨리 떠나는 것이 상책이다. 괴롭다면 평소보다 더 많이 먹고 평소보다 더 많이 자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그리고 내일 아침 일찍, 새로운 시작을 펼쳐 나가면 되는 것이다.
이런 식이다.
읽기에 어렵지 않고 편안하다.
쇼펜하우어에 대해 아는 척하기에는 제법 괜찮다.
그런데, 하지만, 어째서인지
쇼펜하우어 본인은 일기를 거의 매일 썼다고 하면서 사람들에게는 잠이나 자라하고
1831년에 베를린에 콜레라가 만연했을 때는 평소 입만 열면 "태어나지 않는 게 최선이다. 만약 태어났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차선이다."라는 염세주의 철학을 버리고 목숨을 위해 탈출을 감행하기에 이릅니다.
라고 한다.
어쩌란 말인가?
철학자라면 모름지기 자신의 철학을 삶에서 실천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나는 과연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제대로 본 것인가? 원전을 읽지 않은 자의 목마름이다. 전에도 이 비슷한 종류의 책을 읽었고 제법 괜찮았던 것 같은데, 쩝, .....
처음에는 그렇다 쳐도 계속 이런 종류의 책들만 읽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
말하자면
편역자 김욱은 사람들이 쇼펜하우어를 찾는 이유를
인생은 고통이며, 고통은 집착에서 비롯되고, 따라서 집착을 버림으로써 우리는 고통의 소멸에 이를 수 있다는 '비관에 대한 비관'을 제시했기 때문이죠.
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편역자 김욱의 생각.
여기에 대해서 뭐라고 하기가 어렵다. 왜냐면 김욱이 이렇게 생각한다는데.....
쇼펜하우어가 정확히 뭐라고 했는지도 모르는데.....
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말하면
처음에는 그렇다 쳐도 계속 이런 종류의 책들만 읽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