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신경지도 2편- 도파민
사람들은 흔히 도파민을 "쾌감의 호르몬"이라 부른다. 쾌감, 열정, 즉각적 만족.
자해하는 아이들은 아픔보다는, 만족감을 느낀다.
흐르는 피를 보며, 살아 있다는 느낌을 확인한다.
그건 고통이 아니라, 도파민이 분출되는 순간이다.
도파민 뉴런은 "예상하지 못한 보상"에 더 강하게 반응한다.
패가 뻔히 보이는 카드게임은 누구도 하지 않는다.
“예측이 안 되는 사람과의 연애가 재미있다”는 말은 과학적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보상이 주어질 때, 뇌는 쾌감 회로를 기억하고, 같은 상황을 반복해서 찾아가게 만든다.
도박, 레버리지 주식,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관계는 이 회로를 자극한다.
그러나 도파민은 슬프게도 언제나 보상을 주지 않는다.
예측은 빗나가고, 보상은 사라지고, 감각은 무뎌진다.
남는 것은 오히려 결핍감, 허무감, 그리고 반복에 대한 죄책감일 뿐.
도파민 보상의 결핍은 스스로에게 보상을 줄 수 있는 능력을 떨어뜨린다.그래서 외부 자극—도박, 포르노, 물질, 관계—를 통해 보상을 대체하려 한다.
그 대체가 반복되면 중독이 되고, 그 중독은 다시 우울로 되돌아온다.
무언가를 계속 해도 채워지지 않는 느낌, 스스로를 위로할 수 없다는 무력감.
그 속에서 인간은 보상을 원하면서도, 더는 믿지 않게 된다.
도파민 회로가 꺼진 뇌는, 무기력해진다.
반복 강박은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다.그것은 감정 회로와 보상 회로가 동시에 고장났을 때 나타나는 깊은 패턴이다.
사랑받지 못했던 아이는, 사랑받지 못할 사람을 찾는다.학대받던 아이는, 자신을 다시 학대할 사람에게 끌린다.그 고통이 고통인 줄 알면서도, 다시 그 안으로 걸어들어간다.
정신과적으로는 이 현상을 "반복 강박" 이라고 부른다. 무기력한 뇌는, 익숙한 패턴을 선택한다.
예측 가능하고, 이미 학습된 고통은 새로운 관계보다 덜 두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반복은 도파민 보상 결핍과도 연결되어 있다.쾌락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감각을 다시 회복하려는 몸부림이다.
도파민은 반복과 기대, 쾌감과 추동의 에너지다.
그러나 반복의 결말은 정해져 있다.
회복은 외부 자극이 아닌,
내 안에 남아 있던 미세한 감각, 잊고 있던 감정에서 깨어난다.
자극을 쫓는 대신, 감각을 돌본다.
관계를 갈망하는 대신, 연결의 온도를 회복한다.
텃밭에서 자란 상추를 씻어 접시에 올리고,
말없이 누군가와 나누어 먹을 때.
쾌락이 아닌 평온, 반복적 강박이 아닌 스스로의 선택.
도파민 회로는 완전히 끊을 수는 없지만,
다시 조율할 수는 있다.
회복은 빠른 보상이 아니라,
느린 반복으로부터 태어난다.
#다음 편 예고 — 세로토닌: 입안에 퍼지는 토마토의 산미
그러나 도파민 회로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욕망은 끝나지 않고, 충동은 언제나 다시 시작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다시 감정을 리셋할 수 있을까?
감정을 감당할 수 있다는 믿음,폭주하는 감정의 진폭을 조절하는 뇌의 또 다른 회로.
다음 편에서는 세로토닌이라는 조용한 리듬에 대해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