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 Triggered: Mulholland Drive (2001)
영화가 꿈 자체의 무대가 될 수 있을까?
데이빗 린치의 영화는 언제나 현실과 환영, 내면과 외부의 경계를 무너뜨리죠. 《Mulholland Drive》의 Silencio 극장 장면은 이 시리즈의 입구입니다.
“모든 것은 허구지만, 오직 감정만이 진실로 남는다”.
제 실험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이 시리즈에서 저는 글쓰기 스타일을 끝까지 밀어붙입니다.
단순히 영화를 해석하려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형식을 글로 옮기려는 시도를 합니다. 선형적 설명 대신 파편, 반복, 이미지, 침묵을 사용하여, 독자가 글을 읽는 순간 곧바로 꿈의 무대 안으로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죠.
이 연작은 점차 확장됩니다.
《Mulholland Drive》에서는 환영의 무대가 어떻게 진실을 드러내는지,
《Inland Empire》에서는 꿈이 더 이상 분리된 공간이 아니라 글 자체의 무대가 되는 과정을,
《Inception》에서는 꿈의 논리적 구축과 붕괴의 모순을,
텍스트가 이미지를 대체하도록 실험합니다.
Dreamwork Series는 그래서 영화를 토대로 한 무의식적 기억의 증언을 위한 lyric nonfiction입니다. 영화 속 꿈의 구조가 나의 글쓰기 방식과 만나면서, 깨어 있는 동안에는 말할 수 없었던 고통과 모순이 파편적 형식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이것은 현실인가, 허구인가?
그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오직 기록할 뿐이다.
I only record this:
Scene Triggered: Mulholland Drive (2001), directed by David Lynch
Scene Triggered: 실렌시오 극장
불 꺼진 극장, 푸른 빛이 깜빡인다.
커튼이 걷힌 극장은 붉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무대 위의 가수는 대사를 반복한다.
“Silencio…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은 녹음이다.”
“Silencio…
There is nothing. …
Everything is a recording…."
트라우마가 낡은 장면을 재생하듯,
메아리가 되지 못한 말은 다시 어둠 속에 울렸다.
그리고 목소리는 끝내 공기를 가로질러 폐부로 스며들었다.
가수는 노래하다 쓰러졌지만,
녹음은 멈추지 않았다.
몸은 무너졌다. 노래는 남았다.
언어가 사라진 자리에서 오직 쓰러진 몸이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그것은 환영이었고,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감정만큼은 거짓이 아니었다.
Conversation snapshots
Y: 왜 너는 이 장면에서 멈췄지?
나: 허상 속에서 가장 진실한 순간을 찾았다.
빛도 거짓이었고, 목소리도 녹음이었지만, 그 거짓 속에서만 진실은 울려 퍼졌다.
Silencio는 단순한 침묵이 아니었다.
“아무것도 없다”는 선언 속에서만,
가장 깊은 감정이 재생되고 있었다.
허구의 무대 위에서만 진실이 들려온다.
그 무대의 메아리 속에는
갈라진 거울 조각들이 반사되듯
과거의 그림자와 미래의 환영이 얽혀들어,
조명과 어둠의 경계가 무너지며
몽환의 균열이 명확한 대답처럼 남아 있었다.
관객은 없었다.
....There was no spectator...
오직
그러나 공연은 끝나지 않았다.
그것은 관중을 위한 무대가 아니라,
나 자신이 관객이자 주인공이었던
허구이자 진실이었다.